판시사항
빌라의 반장인 피고인이 다른 입주민들과의 반상회 결의에 따라 공용부분인 빌라 주차장 중 일부에 빌라 거주자인 甲이 자신의 지정 주차구역이라는 취지로 설치한 甲 소유의 시가 불상의 주차표지판을 떼어내 버리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주차표지판 제거 행위는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빌라의 반장인 피고인이 다른 입주민들과의 반상회 결의에 따라 공용부분인 빌라 주차장 중 일부에 빌라 거주자인 甲이 자신의 지정 주차구역이라는 취지로 설치한 甲 소유의 시가 불상의 주차표지판을 떼어내 버렸다는 재물손괴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안이다.
7명의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의 평결을 하였는데, 국민참여재판의 제도적 의의를 고려할 때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고, ① 피고인의 행위는 甲의 공용주차 공간 무단점거와 미관훼손을 막기 위한 상당한 방법으로 보이며 이보다 더 가벼운 수단이 존재하였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은 자신을 비롯한 빌라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 등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甲이 입은 피해는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가 35만 원 상당인 주차표지판의 재산적 가치의 상실 정도로 매우 경미한 점, ③ 甲은 장기간 주차표지판을 설치해 둔 상태에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사유화하기 위하여 주차차단시설 공사까지 시작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막기 위하여 주차표지판이라도 즉시 제거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점, ④ 빌라는 규모가 매우 작아 관계 법령상 피해자에 대하여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관리주체가 활성화되거나 관리규약이 제정되지 않았고, 피고인과 다른 입주민들이 이미 수차례 구청과 관할 경찰서에 분쟁해결을 요청하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였으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甲은 반상회에 참석하라는 피고인의 연락을 계속 받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서 자신의 차량으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점거하고 다른 입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신고와 형사고소를 반복하고 있었으므로, 사회통념상 피고인이 민사소송 등 절차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다른 구제절차를 강구할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주차표지판 제거 행위는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이경선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민경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인과 같은 빌라 주민이다.
피고인은 2024. 3. 21. 10:08경 서울 성북구 (이하 생략)에 있는 ○○○ 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주차구역임을 표시하기 위해 설치한 피해자 소유의 시가 불상의 주차표지판(이하 ‘이 사건 주차표지판’이라고 한다)을 떼어내 버리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
2. 배심원 평결 결과
○ 무죄: 만장일치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7명의 배심원은 긴 시간 동안 계속된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의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충분히 경청하고 평의 등을 통하여 숙고한 뒤, 만장일치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무죄라는 취지의 평결을 하였는바,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국민참여재판의 제도적 의의를 고려할 때, 엄격한 선정절차를 거쳐 양식 있는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상호 치열한 토론을 거쳐 이르게 된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
2) 나아가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총 8세대인 이 사건 빌라 중 (호수 1 생략) 및 (호수 2 생략)의 소유자로, 2023. 10.경 (호수 3 생략) 거주자가 자신의 주차구역을 침범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용부분인 이 사건 빌라 주차장 중 일부에 그곳이 자신의 지정 주차구역이라는 취지로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부착한 사실, 이에 이 사건 빌라의 반장인 피고인은 2024. 2. 27. 이 사건 빌라의 다른 입주민들과 함께 반상회를 열어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제거하기로 결의한 뒤 2024. 3. 21.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떼어내어 버린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기록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들 특히, ㉠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공용주차 공간 무단점거와 미관훼손을 막기 위한 상당한 방법으로 보이고 이보다 더 가벼운 수단이 존재하였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 ㉡ 피고인은 자신을 비롯한 이 사건 빌라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 등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가 35만 원 상당인 이 사건 주차표지판의 재산적 가치의 상실 정도로 매우 경미한 점, ㉢ 피해자는 장기간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설치해 둔 상태에서 이 사건 당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사유화하기 위하여 주차차단시설 공사까지 시작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주차표지판이라도 즉시 제거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점, ㉣ 이 사건 빌라는 규모가 매우 작아 관계 법령상 피해자에 대하여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관리주체가 활성화되거나 관리규약이 제정되지 않았고, 피고인과 다른 입주민들이 이미 수차례 구청과 관할 경찰서에 분쟁해결을 요청하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였으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반상회에 참석하라는 피고인의 연락을 계속 받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서 자신의 차량으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점거하고 다른 입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신고와 형사고소를 반복하고 있었으므로, 사회통념상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에 민사소송 등 절차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다른 구제절차를 강구할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주차표지판 제거 행위는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을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최정윤 이유경
【검 사】 이경선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민경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인과 같은 빌라 주민이다.
피고인은 2024. 3. 21. 10:08경 서울 성북구 (이하 생략)에 있는 ○○○ 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주차구역임을 표시하기 위해 설치한 피해자 소유의 시가 불상의 주차표지판(이하 ‘이 사건 주차표지판’이라고 한다)을 떼어내 버리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였다.
2. 배심원 평결 결과
○ 무죄: 만장일치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7명의 배심원은 긴 시간 동안 계속된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의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충분히 경청하고 평의 등을 통하여 숙고한 뒤, 만장일치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무죄라는 취지의 평결을 하였는바,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국민참여재판의 제도적 의의를 고려할 때, 엄격한 선정절차를 거쳐 양식 있는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상호 치열한 토론을 거쳐 이르게 된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
2) 나아가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총 8세대인 이 사건 빌라 중 (호수 1 생략) 및 (호수 2 생략)의 소유자로, 2023. 10.경 (호수 3 생략) 거주자가 자신의 주차구역을 침범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용부분인 이 사건 빌라 주차장 중 일부에 그곳이 자신의 지정 주차구역이라는 취지로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부착한 사실, 이에 이 사건 빌라의 반장인 피고인은 2024. 2. 27. 이 사건 빌라의 다른 입주민들과 함께 반상회를 열어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제거하기로 결의한 뒤 2024. 3. 21.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떼어내어 버린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기록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들 특히, ㉠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공용주차 공간 무단점거와 미관훼손을 막기 위한 상당한 방법으로 보이고 이보다 더 가벼운 수단이 존재하였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 ㉡ 피고인은 자신을 비롯한 이 사건 빌라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 등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가 35만 원 상당인 이 사건 주차표지판의 재산적 가치의 상실 정도로 매우 경미한 점, ㉢ 피해자는 장기간 이 사건 주차표지판을 설치해 둔 상태에서 이 사건 당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사유화하기 위하여 주차차단시설 공사까지 시작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주차표지판이라도 즉시 제거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점, ㉣ 이 사건 빌라는 규모가 매우 작아 관계 법령상 피해자에 대하여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관리주체가 활성화되거나 관리규약이 제정되지 않았고, 피고인과 다른 입주민들이 이미 수차례 구청과 관할 경찰서에 분쟁해결을 요청하는 등 여러 수단을 강구하였으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반상회에 참석하라는 피고인의 연락을 계속 받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서 자신의 차량으로 해당 공용주차구역을 점거하고 다른 입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신고와 형사고소를 반복하고 있었으므로, 사회통념상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에 민사소송 등 절차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다른 구제절차를 강구할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주차표지판 제거 행위는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을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최정윤 이유경
참조조문
형법 제20조, 제366조,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46조 제2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2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