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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감직권말소처분무효확인

[대법원 2026-04-02 선고 2025두35330 판결]

판시사항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방법 / 증명청이 인감증명서 발급신청을 거부하는 행위 및 등록된 인감을 말소하는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인감증명은 인감 자체의 동일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거래행위자의 동일성과 거래행위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는 자료로서 일반인의 거래상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인감의 등록은 인감증명제도를 활용하기 위한 전제요건으로서 해당 인감 출원자의 실체적 권리관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증명청이 인감증명서 발급신청을 거부하는 행위뿐 아니라 등록된 인감을 말소하는 행위도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동작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유 담당변호사 변민혁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5. 10. 2. 선고 2025누63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인감직권말소처분의 무효확인청구 및 부존재확인청구 부분과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각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으로서, 2012. 2. 27. 구 인감증명법(2015. 1. 20. 법률 제130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4항에 따라 원고의 국내거소를 관할하는 증명청인 피고에게 인감신고를 하였다.
나. 원고는 영주귀국하여 2012. 12. 17. 종전에 거소지로 신고한 주소로 주민등록을 재등록하였다.
다. 원고의 대리인은 2023. 4. 20.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서 대리발급을 신청하였으나, 위 주민센터의 직원은 원고의 인감이 직권말소되었다는 이유로 인감증명서의 발급을 거부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가 2012. 12. 17.경 법령상 근거 없이 원고의 주민등록 재등록을 이유로 원고의 인감을 직권말소(이하 ‘이 사건 직권말소’라 한다)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원심에 이르러 이 사건 직권말소에 대한 부존재확인청구를 예비적으로 추가하고, 말소된 인감에 대한 원상회복청구와 손해배상청구도 추가하였다.
2.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 등 확인청구와 손해배상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확인청구 및 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을 부적법하다고 판단하고, 본래의 항고소송인 무효 등 확인소송이 모두 부적법한 이상 이에 병합된 관련청구소송인 손해배상청구도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1) 구 인감증명법상 인감대장은 인감증명에 관한 행정상 사무처리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그 내용의 변경 또는 삭제로 인하여 출원자의 실체상 권리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출원자의 특정 권리관계나 법률상 지위가 인감대장의 기재만으로 증명되는 것도 아니므로, 증명청이 인감을 직권말소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
2) 인감증명의 무효확인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로써 이미 침해된 출원자의 일정한 권리가 회복되거나 또는 곧바로 이와 관련된 새로운 권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영주귀국하여 주민등록을 재등록함으로써 국내거소신고자가 아니게 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확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자용 인감에 기한 인감증명서 발급 등은 받을 수 없어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 17. 선고 91누1714 판결, 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인감증명은 인감 자체의 동일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거래행위자의 동일성과 거래행위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는 자료로서 일반인의 거래상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다63273 판결 등 참조). 인감의 등록은 인감증명제도를 활용하기 위한 전제요건으로서 해당 인감 출원자의 실체적 권리관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증명청이 인감증명서 발급신청을 거부하는 행위뿐 아니라 등록된 인감을 말소하는 행위도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항고소송의 경우 처분 등을 취소하거나 무효로 확인하는 확정판결은 그 사건에 관하여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한다(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제38조). 어떤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하거나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청은 기속력에 따라 그 판결에서 확인된 위법사유를 배제한 상태에서 다시 처분을 하거나 그 밖에 위법한 결과를 제거하는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두556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직권말소가 위법·무효의 처분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된다면 피고로서는 원고가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의 지위에서 신고한 인감을 복구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두2136 판결은 ‘인감증명 행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 존부에 관한 판단이므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그런데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직권말소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고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없다는 이유에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직권말소의 무효확인청구 및 부존재확인청구 부분과 손해배상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행정처분 및 법률상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이 사건 소 중 원상회복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원심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2012. 12. 17. 직권말소한 원고의 인감을 원상으로 회복하라는 취지의 원상회복청구는 현행 행정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 의무이행소송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인감직권말소처분의 무효확인청구 및 부존재확인청구 부분과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되,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천대엽 서경환(주심) 신숙희

참조조문

행정기본법 제2조 제4호,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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