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신탁법상의 신탁의 효력 /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2] 甲 등의 아버지인 乙이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이용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에 따라 소유한 부동산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乙로, 수탁자를 배우자인 丙으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을 체결 후 丁 주식회사에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丁 회사가 甲 등에게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수탁자를 丙으로 하고 해당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신탁등기가 마쳐졌는데, 甲 등이 위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과 관련하여 甲 등 명의로 종전 위탁자 丁 회사에 지급된 100만 원을 과세표준으로 산정한 취득세 등을 신고 및 납부하자, 과세관청이 甲 등이 지급한 거래금액은 사회통념상 위 부동산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고,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 따라 새로운 위탁자인 甲 등이 위 부동산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甲 등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 및 고지한 사안에서, 위 신탁계약은 그 명칭과 달리 신탁의 본질에 전혀 부합하지 않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의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고, 다만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탁계약’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유보되어 있고, 그 계약이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수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박탈함으로써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및 목적,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의무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및 당사자 간의 관련 약정의 존부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등의 아버지인 乙이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이용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광고에 따라 소유한 부동산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乙로, 수탁자를 배우자인 丙으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을 체결 후 丁 주식회사에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丁 회사가 甲 등에게 위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수탁자를 丙으로 하고 해당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및 신탁등기가 마쳐졌는데, 甲 등이 위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과 관련하여 甲 등 명의로 종전 위탁자 丁 회사에 지급된 100만 원을 과세표준으로 산정한 취득세 등을 신고 및 납부하자, 과세관청이 甲 등이 지급한 거래금액은 사회통념상 위 부동산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고,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 따라 새로운 위탁자인 甲 등이 위 부동산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甲 등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 및 고지한 사안에서, 위 신탁계약은 부동산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는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신탁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도 없었으며, 수익자는 부동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고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고, 나아가 위 신탁계약 및 인접한 시기에 연달아 체결된 변경계약이 서로 결합됨에 따라 최초 위탁자인 乙은 자유로이 신탁재산의 회수 및 매도가 가능하였으므로 부동산의 처분권한은 신탁계약 체결 이전과 마찬가지로 乙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어,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으므로, 위 신탁계약은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소유권을 최초 위탁자인 甲에게 실질적으로 유보시키고, 수탁자에게서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박탈함으로써,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신탁법상의 신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신탁계약은 그 명칭과 달리 신탁의 본질에 전혀 부합하지 않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체결 동기나 이유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명의만이 이전되었을 뿐 관리·처분의 권한과 의무가 수탁자에게 적극적·배타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 2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부 소외 1, 모 소외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우일 담당변호사 박응석)
【피고, 상고인】 동탄출장소장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5. 8. 20. 선고 2024누1269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은 2015. 12. 29. 원심 판시 아파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소외 1은 2022. 1. 25. 자신의 배우자인 소외 2와 이 사건 부동산 중 2분의 1 지분(이하 ‘제1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소외 1로, 수탁자를 소외 2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이하 ‘제1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1은 2022. 1. 26. ○○○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제1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3 회사는 2022. 1. 27.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1과 사이에 제1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이하 ‘제1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소외 1은 2022. 1. 25. 소외 2와 이 사건 부동산 중 제1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2분의 1 지분(이하 ‘제2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소외 1로, 수탁자를 소외 2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이하 ‘제2신탁계약’이라 하고, 제1신탁계약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1은 2022. 1. 26. 소외 3 회사와 제2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3 회사는 2022. 1. 27.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2와 사이에 제2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이하 ‘제2변경계약’이라 하고, 제1변경계약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제1, 2지분에 관하여 2022. 2. 24. 수탁자를 소외 2로 하고, 해당 각각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일부이전등기 및 신탁등기가 각각 마쳐졌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각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과 관련하여, 2022. 2. 16. 원고들 명의로 종전 위탁자 소외 3 회사에 지급된 각 100만 원을 각 과세표준으로 하여 산정한 취득세 등 합계 각 134,000원을 신고 및 납부하였다.
바. 피고는 2022. 8. 5. 원고들이 지급한 거래금액 각 100만 원이 사회통념상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고,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 따라 새로운 위탁자인 원고들이 제1, 2지분을 각각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취득세 63,255,780원, 지방교육세 1,920,820원 등을 각각 부과 및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의 효력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신탁법 제2조는 ‘신탁’이란 신탁을 설정하는 자(이하 ‘위탁자’라 한다)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이하 ‘수탁자’라 한다)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의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신탁법은 ‘수탁자의 권리·의무’라는 제목의 제4장에 속한 제31조 본문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신탁재산의 관리, 처분 등을 하고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장에 속한 나머지 조항들도 수탁자가 신탁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각종 의무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의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고, 다만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신탁계약’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유보되어 있고, 그 계약이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수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박탈함으로써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및 목적,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의무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및 당사자 간의 관련 약정의 존부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원심판결의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대내적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에게 실질적으로 유보시키고, 수탁자에게서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박탈함으로써,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신탁법상의 신탁이라고 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였던 소외 1은,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이용하면 다주택자와 법인이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용역광고를 보고, 그 내용에 따라 그 배우자인 소외 2와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신탁계약상 최초 위탁자 겸 수익자가 되었다.
나) 이 사건 각 신탁계약에 따르면, 신탁의 기간은 수익자가 신탁계약 종료의 통지를 한 날부터 1개월 후이고(제3조), 수탁자는 제1, 2지분의 명의를 보유하고 수익자의 승낙을 얻어야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있고, 수익자는 제1, 2지분에 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행위의 결정권을 갖고 수탁자에게 지시할 수 있으며(제5조), 수탁자에게 이 사건 각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의 대가로 지급하는 보수는 없는 것으로 정하였다(제7조).
다) 소외 1은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을 체결한 직후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의 위탁자 지위만을 이전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 대가는 100만 원에 불과하였고, 위탁자 지위를 양도한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은 약 100만 원을 다시 지급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을 해제하고 위탁자 지위를 원상회복할 수 있었다.
라) 이처럼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이 사건 부동산(제1, 2지분)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는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신탁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도 없었으며, 수익자는 부동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고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사건 각 신탁계약 및 인접한 시기에 연달아 체결된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이 서로 결합됨에 따라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은 자유로이 신탁재산의 회수 및 매도가 가능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권한은 이 사건 각 신탁계약 체결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외 1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었는바, 이는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그 명칭과 달리 신탁의 본질에 전혀 부합하지 않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체결 동기나 이유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명의만이 이전되었을 뿐 관리·처분의 권한과 의무가 수탁자에게 적극적·배타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탁법상의 신탁 및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신의성실의 원칙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들이 제1, 2지분에 대한 위탁자 지위 이전에 따른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이 무효이므로 원고들이 위탁자 지위를 이전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납세의무자인 원고들의 심한 배신행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각 신탁계약 자체가 무효이기에 피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인 소외 1에게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을 부과하면 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노태악 서경환(주심) 신숙희
【피고, 상고인】 동탄출장소장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5. 8. 20. 선고 2024누1269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 1은 2015. 12. 29. 원심 판시 아파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소외 1은 2022. 1. 25. 자신의 배우자인 소외 2와 이 사건 부동산 중 2분의 1 지분(이하 ‘제1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소외 1로, 수탁자를 소외 2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이하 ‘제1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1은 2022. 1. 26. ○○○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제1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3 회사는 2022. 1. 27.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1과 사이에 제1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이하 ‘제1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소외 1은 2022. 1. 25. 소외 2와 이 사건 부동산 중 제1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2분의 1 지분(이하 ‘제2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를 소외 1로, 수탁자를 소외 2로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이하 ‘제2신탁계약’이라 하고, 제1신탁계약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소외 1은 2022. 1. 26. 소외 3 회사와 제2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 3 회사는 2022. 1. 27. 소외 1의 자녀인 원고 2와 사이에 제2신탁계약상 위탁자 지위를 100만 원에 이전하는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이하 ‘제2변경계약’이라 하고, 제1변경계약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제1, 2지분에 관하여 2022. 2. 24. 수탁자를 소외 2로 하고, 해당 각각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일부이전등기 및 신탁등기가 각각 마쳐졌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각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과 관련하여, 2022. 2. 16. 원고들 명의로 종전 위탁자 소외 3 회사에 지급된 각 100만 원을 각 과세표준으로 하여 산정한 취득세 등 합계 각 134,000원을 신고 및 납부하였다.
바. 피고는 2022. 8. 5. 원고들이 지급한 거래금액 각 100만 원이 사회통념상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고,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 따라 새로운 위탁자인 원고들이 제1, 2지분을 각각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취득세 63,255,780원, 지방교육세 1,920,820원 등을 각각 부과 및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의 효력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신탁법 제2조는 ‘신탁’이란 신탁을 설정하는 자(이하 ‘위탁자’라 한다)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이하 ‘수탁자’라 한다)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의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신탁법은 ‘수탁자의 권리·의무’라는 제목의 제4장에 속한 제31조 본문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신탁재산의 관리, 처분 등을 하고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장에 속한 나머지 조항들도 수탁자가 신탁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각종 의무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의 신탁에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게 되고, 다만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신탁계약’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유보되어 있고, 그 계약이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수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박탈함으로써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특정 계약이 그 명칭과 다르게 신탁의 본질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및 목적,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의무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및 당사자 간의 관련 약정의 존부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원심판결의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대내적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에게 실질적으로 유보시키고, 수탁자에게서 신탁재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박탈함으로써,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재산에 관하여 대내외적으로 아무런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신탁법상의 신탁이라고 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였던 소외 1은, 신탁계약과 위탁자 지위 변경계약을 이용하면 다주택자와 법인이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용역광고를 보고, 그 내용에 따라 그 배우자인 소외 2와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신탁계약상 최초 위탁자 겸 수익자가 되었다.
나) 이 사건 각 신탁계약에 따르면, 신탁의 기간은 수익자가 신탁계약 종료의 통지를 한 날부터 1개월 후이고(제3조), 수탁자는 제1, 2지분의 명의를 보유하고 수익자의 승낙을 얻어야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할 수 있고, 수익자는 제1, 2지분에 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행위의 결정권을 갖고 수탁자에게 지시할 수 있으며(제5조), 수탁자에게 이 사건 각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의 대가로 지급하는 보수는 없는 것으로 정하였다(제7조).
다) 소외 1은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을 체결한 직후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의 위탁자 지위만을 이전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변경계약에 따른 위탁자 지위의 이전 대가는 100만 원에 불과하였고, 위탁자 지위를 양도한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은 약 100만 원을 다시 지급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을 해제하고 위탁자 지위를 원상회복할 수 있었다.
라) 이처럼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이 사건 부동산(제1, 2지분)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는 부동산에 관한 일체의 관리 및 처분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신탁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도 없었으며, 수익자는 부동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고 언제든지 신탁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사건 각 신탁계약 및 인접한 시기에 연달아 체결된 이 사건 각 변경계약이 서로 결합됨에 따라 최초 위탁자인 소외 1은 자유로이 신탁재산의 회수 및 매도가 가능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권한은 이 사건 각 신탁계약 체결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외 1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되었는바, 이는 신탁법상 허용되는 수탁자의 권한 제한이나 신탁사무 위임과 조화될 수 없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은 그 명칭과 달리 신탁의 본질에 전혀 부합하지 않아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체결 동기나 이유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명의만이 이전되었을 뿐 관리·처분의 권한과 의무가 수탁자에게 적극적·배타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탁법상의 신탁 및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신의성실의 원칙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들이 제1, 2지분에 대한 위탁자 지위 이전에 따른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이 사건 각 신탁계약이 무효이므로 원고들이 위탁자 지위를 이전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납세의무자인 원고들의 심한 배신행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각 신탁계약 자체가 무효이기에 피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인 소외 1에게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을 부과하면 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노태악 서경환(주심) 신숙희
참조조문
[1] 신탁법 제2조, 제31조 / [2] 신탁법 제2조, 제10조, 제31조, 제42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지방세법 제4조 제1항, 제7조 제1항, 제15항, 제10조
참조판례
[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