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제목만 뜨는 경우 법제처 API 서버에 해당 데이터가 없는 경우입니다.
메일로 관련 정보를 알려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 (tocally.support@gmail.com)

구상금

[대법원 2025. 09. 26. 선고 2025다211711 판결]

판시사항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정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인 경우, 사고로 인한 손해가 위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거나 화재의 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위 하자를 화재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경우 및 그 증명책임의 소재(=피해자) /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의 의미 및 그 존부에 관한 판단 기준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경수근 외 4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피고, 상고심 당사자】 피고 2 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선 담당변호사 김기병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5. 3. 20. 선고 2024나3788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1 패소 부분 및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1은 2022. 7.경 나머지 피고들로부터 그들이 공유하는 4층짜리 이 사건 상가 건물 중 3층 전부(이하 ‘이 사건 임차 부분’이라 한다)를 임대차기간 2022. 8. 30.부터 2024. 8. 30.까지,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 월 차임 12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여 2022. 9. 초부터 댄스학원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나. 피고 1은 2022. 9. 29. 21:00경 이 사건 임차 부분의 문을 잠그고 퇴근하였다. 그로부터 두 시간 정도 흐른 23:22경 이 사건 임차 부분 내부에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 화재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상가 1층 인테리어 및 게임기계 등이 소화수에 의해 훼손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피보험자인 1층 임차인에게 보험금 합계 86,024,096원을 지급하였다.
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의 발화원인과 관련하여 ‘병렬 배선 구조인 미상기기(환풍기 추정) 전원선과 전기밥솥 전원선에서 각각 단락흔이 식별되며 단락흔의 발화 관련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논단은 불가하나, 현장에서 인적인 요인(담뱃불씨 등)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배제가 되는 경우라면 상기 전원선에서 식별되는 단락흔을 포함해 그 수거 부분에서 발생된 전기적인 요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감정하였다.
라. 영등포소방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화재수사팀 등의 화재현장조사결과는 ‘주방 중앙부 바닥에 탄화심도가 깊고 사방으로 연소한 형상이 확인되고, 주변에 소재지 불명의 담배꽁초가 확인된다. 주방 내 전기선로에서 다수의 용융흔이 식별된다. 전기적인 요인 또는 부주의(담배꽁초)로 발화 가능하나 직접적인 증거물이나 형상이 식별·확인되지 않음으로 화재 발생 원인은 미상으로 최종 추정된다.’는 취지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있어 공작물 점유자인 피고 1은 화재의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원고에게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피고 1의 책임을 손해액의 30%로 제한하였다. 이 사건 상가의 소유자로서 2차적 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나머지 피고들에게는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른 공작물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가. 이 사건 임차 부분의 주방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밥솥 등의 전기제품이 있어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화재가 발생할 경우 목재로 된 천장과 출입문을 타고 화염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나.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위 화재가 전기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면 이는 피고 1이 환풍기, 밥솥과 같은 전기제품을 멀티콘센트에 연결하여 사용하면서 전선 손상 여부를 점검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구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탓으로 보이고, 부주의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면 이 사건 상가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실내에서 흡연을 할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상가 내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 불씨를 확인하여 확실히 끌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아 화재를 발생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므로, 어느 경우에나 피고 1이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고 피해가 확대되었다.
다. 피고 1이 이 사건 상가의 공유자들인 나머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상가에 차단 시설이나 자동소화장치 등 화재의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시설의 설치를 요구하지 않아 화재가 확대되었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사고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거나 화재의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는 화재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경우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6다254511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영등포소방서 등은 모두 이 사건 화재 발생 원인을 알기 어렵다고 보았다. 감정 결과 및 조사 결과는 모두 밥솥, 환풍기로 보이는 기기의 전원선에서 단락흔이 식별되어 전기적인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이기는 하나, 주방에서 통상 사용되지 않는 기기들이 사용되었다거나 멀티콘센트에 전류가 과다하게 흐르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화재 현장에서 담배꽁초 2개가 발견되었으나, 이 사건 화재 발생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2) 원심은, 피고 1이 상가 소유자들에게 이 사건 임차 부분에 차단 시설이나 자동소화장치 등 화재의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시설의 설치를 요구하지 않은 점을 피고 1의 책임을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으나 이 사건 임차 부분에 자동화재탐지기, 분말소화기 등의 소방시설은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임차 부분이 소방 관계 법령을 위반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3) 이 사건 상가는 1971년에 사용승인을 받은 4층짜리 노후 건물이다. 이 사건 임차 부분은 피고 1이 임차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댄스학원으로 사용되었다. 피고 1은 간판을 새로 설치하고, 벽지를 붙인 외에는 다른 인테리어 공사 등을 하지 않은 채 점유를 개시하였고, 2022. 9. 초부터 이 사건 화재 발생일까지 약 20일 정도 댄스학원을 운영하였을 뿐이다. 이러한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 1이 상가 소유자들에게 화재방지설비를 설치하도록 요구할 의무가 이 사건 임차 부분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 화재가 이 사건 임차 부분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임차 부분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피고 1이 그 임차 부분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증명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르게 본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758조 제1항이 정한 손해배상책임에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파기의 범위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 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관한 청구에 관하여 하나의 종국판결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1에 대한 부분에 파기사유가 있는 이상 원심판결 중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에 대한 부분도 파기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다282237 판결,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18642 판결 등 참조).
5.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1 패소 부분 및 피고 2,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경환(재판장) 노태악 신숙희 마용주(주심)

참조조문

민법 제758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88조[증명책임]

참조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