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민법 제766조 제2항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정한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2] 甲 중국회사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주식을 원주로 하는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과 관련하여 공동주관회사 또는 인수회사로 참여한 乙 주식회사 등이, 甲 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거래은행이던 丙 △△은행 및 丁 △△은행의 직원들이 위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로 작성·교부하는 바람에 이를 근거로 작성된 증권신고서 등을 믿고 甲 회사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그 인수계약에 따라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였다가 위 증권예탁증권이 거래정지 후 상장폐지가 되어 인수비용 및 금융위원회 과징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며, 민법 제756조에 따라 丙 은행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 회사 등의 丙 은행 등에 대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은 乙 회사 등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대금을 지급한 날이고 그때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에 소가 제기되어 乙 회사 등의 丙 은행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에 있어서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소멸시효는 같은 조 제1항의 소멸시효와는 달리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
[2] 甲 중국회사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주식을 원주로 하는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과 관련하여 공동주관회사 또는 인수회사로 참여한 乙 주식회사 등이, 甲 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거래은행이던 丙 △△은행 및 丁 △△은행의 직원들이 위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로 작성·교부하는 바람에 이를 근거로 작성된 증권신고서 등을 믿고 甲 회사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그 인수계약에 따라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였다가 위 증권예탁증권이 거래정지 후 상장폐지가 되어 인수비용 및 금융위원회 과징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며, 민법 제756조에 따라 丙 은행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① 공동주관회사 또는 인수회사의 지위에 있던 乙 회사 등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게 된 것은 인수계약에서 최종 인수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함에 따른 것이므로 발행시장에서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증권예탁증권 인수로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甲 회사 자회사의 은행잔고가 얼마인지는 증권예탁증권의 인수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고, 이에 관한 부실기재로 乙 회사 등이 증권예탁증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최종적 인수책임을 부담하는 내용의 인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실제가치보다 높게 산정된 인수대금으로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乙 회사 등의 손해는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을 지급한 날에 곧바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乙 회사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이때부터 진행되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乙 회사 등의 丙 은행 등에 대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은 乙 회사 등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대금을 지급한 날이고, 그때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에 소가 제기되어 乙 회사 등의 丙 은행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증권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덕 외 10인)
【피고, 피상고인】 △△은행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동훈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5. 2. 21. 선고 2024나2016453, 201646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유한공사(이하 ‘소외 1 공사’라고 한다)는 2009. 9.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였고, 2010년경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이하 ‘싱가포르 원주’라고 한다)을 원주로 하는 증권예탁증권(이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이라고 한다)을 주식회사 한국거래소(이하 ‘한국거래소’라고 한다)가 운영하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였다.
2) ◇◇◇증권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증권 주식회사, 이하 ‘소외 2 회사’라고 한다)와 원고들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상 금융투자업자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과 관련하여 소외 2 회사는 대표주관회사,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1 회사’라고 한다)는 공동주관회사,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2 회사’라고 한다)와 원고 ◎◎◎증권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증권 주식회사, 이하 ‘원고 3 회사’라고 한다)는 인수회사이다.
3) 피고 ▷▷은행은 소외 1 공사의 자회사인 ♤♤♤의 거래은행이고, 피고 △△은행 주식회사(이하 ‘피고 △△은행’이라고 한다)는 소외 1 공사의 손자회사이자 ♤♤♤의 자회사인 ♡♡♡의 거래은행이다.
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
1) 소외 1 공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을 위하여 2010. 5. 31. 소외 2 회사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고, 2010. 7. 5. ●●회계법인과 2007~2009년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및 2010년 상반기 반기요약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검토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소외 2 회사는 2010. 6. 1.부터 2010. 12. 10.까지 소외 1 공사에 대해 9차례에 걸쳐 실사를 진행하였고, ●●회계법인은 싱가포르 회계법인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면서 피고 △△은행으로부터 2009. 12. 31.과 2010. 6. 30.의 각 일자 기준 ‘♡♡♡의 계좌 잔액에 관한 은행조회서’ 등의 서류를, 피고 ▷▷은행으로부터 2009. 12. 31.과 2010. 6. 30.의 각 일자 기준 ‘♤♤♤에 대한 은행조회서’ 등의 서류를 각 교부받았다(이하 합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이라고 한다). ●●회계법인은 소외 1 공사에 대한 연결재무제표에 기재된 예금 잔액과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으로 확인되는 계좌 잔액이 99.4% 일치함을 확인하고 2010. 9. 3. "2007. 12. 31., 2008. 12. 31., 2009. 12. 31. 현재의 연결재무상태와 해당 기간의 경영성과 그리고 자본의 변동과 현금흐름의 내용을 국제재무보고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다."라는 감사의견과 2010. 9. 17. "2010년 반기 소외 1 공사의 재무제표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국제재무보고기준의 IAS 34 중간재무보고 기준서에 위배되어 작성되었다는 점이 발견되지 아니하였다."라는 검토의견을 각 표명하여 소외 1 공사에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 소외 1 공사는 ●●회계법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가 첨부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였고, 소외 2 회사는 대표주관회사로서 소외 1 공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2010. 12. 15. 자 증권신고서 등 2011. 1. 11.까지 3차례에 걸친 정정신고서(이하 위 신고서 전부를 ‘이 사건 증권신고서’라고 한다)의 작성 및 제출에 관여하였다. 이 사건 증권신고서에 의하면 소외 1 공사의 2010. 9. 말 기준 재무제표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3,387,000위안’이라는 것으로, 위 내용은 이 사건 증권신고서에 포함된 소외 2 회사 작성의 ‘인수인의 의견’란에도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들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
소외 1 공사는 2010. 12. 14. 소외 2 회사 및 원고 1 회사와 한국거래소 2차 상장을 위한 공동주관계약을 체결하였고, 2010. 12. 15.과 2011. 1. 11.에 소외 2 회사 및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총액인수 및 모집계약(이하 ‘이 사건 인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르면 대표주관회사인 소외 2 회사가 60%, 공동주관회사인 원고 1 회사가 30%, 인수회사인 원고 2 회사와 원고 3 회사가 7%와 3%의 각 비율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여 모집하되 실권주가 발생하면 자기의 계산으로 최종 인수하기로 하였다(이 사건 인수계약 제12조 제3항). 2011. 1. 11. 주당 모집가액 7,000원으로 30,000,000주의 공모절차가 진행되었으나 청약률이 저조하여 실권주가 발생하였고, 소외 2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8,309,314주를, 원고 1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5,434,485주를, 원고 2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1,012,827주를, 원고 3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300,259주를, 각각 공모가격 7,000원으로 최종 인수하면서 2011. 1. 17. 각자의 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
라.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 폐지
1)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은 2011. 1. 25. 상장되었으나, 불과 2개월 후인 2011. 3. 22.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싱가포르 원주의 거래를 일시정지 하였고, 같은 날 한국거래소도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거래를 정지하였다.
소외 1 공사 감사위원회가 선임한 싱가포르 특별감사인은 소외 1 공사의 2010. 12. 31. 기준 은행 잔고가 11억 위안으로 기재되어 있는 2010년도 재무제표와 달리 약 9,300만 위안에 불과하다는 감사결과를 보고하였다. 금융감독원이 2013년경 중국의 증권 감독당국으로부터 송부받은 소외 1 공사 자회사의 핵심 은행계좌의 예금잔고액을 토대로 확인한 2010. 12. 말 기준 예금 잔고 부족액은 약 10억 4,100만 위안(약 1,777억 원)이다.
2)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2013. 9. 2. 싱가포르 원주의 거래 재개를 공시하고, 2013. 9. 18. 거래를 재개하였다. 한편 소외 1 공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1주에 대하여 싱가포르 원주 20주 외에 별도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워런트 시장에서 거래가능한 워런트(이하 ‘워런트’라고만 한다) 10주를 부여하였다.
한국거래소는 2013. 9. 13.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후, 감사인의 감사의견거절을 이유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상장폐지를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은 2013. 10. 4. 상장폐지되었다.
워런트는 2018. 9. 18. 만기 청산되었고, 싱가포르 원주는 2019. 4. 2. 재차 거래정지되었다가 2020. 1. 3. 상장폐지되었다.
마. 관련 선행소송 등
1) 금융위원회는 2013. 10. 10. 소외 2 회사와 원고 1 회사에 대하여 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임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확인절차를 수행하지 않는 등 부실한 실사를 함으로써 이 사건 증권신고서상 거짓 기재를 방지하지 못하고, 투자계약과 관련하여 중요투자위험요소의 기재누락을 방지하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각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원고 1 회사는 위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으로서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소송에서 패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 7. 19. 선고 2020누35839 판결).
2)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사람 또는 회사들은 2011년경 원고 1 회사 및 소외 2 회사, 한국거래소, ●●회계법인을 상대로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에 거짓 기재 및 기재누락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최종적으로 소외 2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6. 11. 24. 선고 2014나20045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4. 20. 선고 2015나2068759 판결).
3) 소외 2 회사는 2015. 12. 11. 피고들을 상대로 민법 제756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에서는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21. 7. 22. "소외 1 공사와 공모한 피고들 직원 또는 그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3자에 의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 발급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공동하여 소외 2 회사에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 발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하면서, 소외 2 회사의 손해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 58,165,198,000원에서 소외 2 회사가 청구한 바에 따라 2018. 10. 24. 기준 싱가포르 원주 8,309,314주의 추정 처분가격 122,582,656원을 공제한 나머지 58,042,615,344원 및 이에 대한 인수대금 납입일부터의 지연손해금 상당액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21. 12. 30. 자 2021다268156 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하 ‘소외 2 회사소송’이라고 한다).
바.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
원고들은 2021. 10. 13.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 직원들이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로 작성·교부함에 따라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비용 및 금융위원회에 납부한 과징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에 있어서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소멸시효는 같은 조 제1항의 소멸시효와는 달리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다357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206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은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그 대금을 지급한 2011. 1. 17.이고, 이 사건 소는 그때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10. 13.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본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을 위해 소외 1 공사와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한 공동주관회사 또는 인수회사이다. 이러한 지위에 있던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인수계약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에 관한 최종 인수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함에 따른 것으로, 결국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공모 당시 청약이 저조하여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함으로써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며 그 인수대금을 납입한 이상, 발행시장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과 위 취득자들이 발행시장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것 모두, 위조 또는 허위 기재된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에 근거하여 작성된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을 신뢰한 결과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2) 원고들이 주장하고 소외 2 회사소송에서 인정된 피고들 불법행위의 내용은, 피고들의 피용자인 직원들이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위조 또는 허위 기재하였고, 허위인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등이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에 첨부되었다는 것이다. 소외 1 공사 자회사의 은행잔고, 즉 현금자산이 얼마인지 여부는 소외 1 공사가 발행한 싱가포르 주식을 원주로 하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인수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그와 같이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기재로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최종적 인수책임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실제가치보다 높게 산정된 인수대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을 지급한 날인 2011. 1. 17.에 곧바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이때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한 이후에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거래가 정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실제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 이후에 소외 1 공사로부터 워런트를 부여받아 보유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의 손해가 사후적으로 일부 회수 또는 보전된 것에 불과하여 손해액을 산정할 때에 고려되면 족한 여러 사정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들이 위조 또는 허위로 기재된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신뢰하고 대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의 손해 자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거나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들이 시효 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 시효 완성 후에 피고들이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본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신숙희 마용주(주심)
【피고, 피상고인】 △△은행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이동훈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5. 2. 21. 선고 2024나2016453, 201646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유한공사(이하 ‘소외 1 공사’라고 한다)는 2009. 9.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였고, 2010년경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이하 ‘싱가포르 원주’라고 한다)을 원주로 하는 증권예탁증권(이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이라고 한다)을 주식회사 한국거래소(이하 ‘한국거래소’라고 한다)가 운영하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였다.
2) ◇◇◇증권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증권 주식회사, 이하 ‘소외 2 회사’라고 한다)와 원고들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상 금융투자업자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과 관련하여 소외 2 회사는 대표주관회사,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1 회사’라고 한다)는 공동주관회사,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2 회사’라고 한다)와 원고 ◎◎◎증권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증권 주식회사, 이하 ‘원고 3 회사’라고 한다)는 인수회사이다.
3) 피고 ▷▷은행은 소외 1 공사의 자회사인 ♤♤♤의 거래은행이고, 피고 △△은행 주식회사(이하 ‘피고 △△은행’이라고 한다)는 소외 1 공사의 손자회사이자 ♤♤♤의 자회사인 ♡♡♡의 거래은행이다.
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
1) 소외 1 공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을 위하여 2010. 5. 31. 소외 2 회사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고, 2010. 7. 5. ●●회계법인과 2007~2009년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및 2010년 상반기 반기요약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검토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소외 2 회사는 2010. 6. 1.부터 2010. 12. 10.까지 소외 1 공사에 대해 9차례에 걸쳐 실사를 진행하였고, ●●회계법인은 싱가포르 회계법인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면서 피고 △△은행으로부터 2009. 12. 31.과 2010. 6. 30.의 각 일자 기준 ‘♡♡♡의 계좌 잔액에 관한 은행조회서’ 등의 서류를, 피고 ▷▷은행으로부터 2009. 12. 31.과 2010. 6. 30.의 각 일자 기준 ‘♤♤♤에 대한 은행조회서’ 등의 서류를 각 교부받았다(이하 합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이라고 한다). ●●회계법인은 소외 1 공사에 대한 연결재무제표에 기재된 예금 잔액과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으로 확인되는 계좌 잔액이 99.4% 일치함을 확인하고 2010. 9. 3. "2007. 12. 31., 2008. 12. 31., 2009. 12. 31. 현재의 연결재무상태와 해당 기간의 경영성과 그리고 자본의 변동과 현금흐름의 내용을 국제재무보고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다."라는 감사의견과 2010. 9. 17. "2010년 반기 소외 1 공사의 재무제표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국제재무보고기준의 IAS 34 중간재무보고 기준서에 위배되어 작성되었다는 점이 발견되지 아니하였다."라는 검토의견을 각 표명하여 소외 1 공사에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 소외 1 공사는 ●●회계법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가 첨부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였고, 소외 2 회사는 대표주관회사로서 소외 1 공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2010. 12. 15. 자 증권신고서 등 2011. 1. 11.까지 3차례에 걸친 정정신고서(이하 위 신고서 전부를 ‘이 사건 증권신고서’라고 한다)의 작성 및 제출에 관여하였다. 이 사건 증권신고서에 의하면 소외 1 공사의 2010. 9. 말 기준 재무제표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3,387,000위안’이라는 것으로, 위 내용은 이 사건 증권신고서에 포함된 소외 2 회사 작성의 ‘인수인의 의견’란에도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들의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
소외 1 공사는 2010. 12. 14. 소외 2 회사 및 원고 1 회사와 한국거래소 2차 상장을 위한 공동주관계약을 체결하였고, 2010. 12. 15.과 2011. 1. 11.에 소외 2 회사 및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총액인수 및 모집계약(이하 ‘이 사건 인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르면 대표주관회사인 소외 2 회사가 60%, 공동주관회사인 원고 1 회사가 30%, 인수회사인 원고 2 회사와 원고 3 회사가 7%와 3%의 각 비율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여 모집하되 실권주가 발생하면 자기의 계산으로 최종 인수하기로 하였다(이 사건 인수계약 제12조 제3항). 2011. 1. 11. 주당 모집가액 7,000원으로 30,000,000주의 공모절차가 진행되었으나 청약률이 저조하여 실권주가 발생하였고, 소외 2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8,309,314주를, 원고 1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5,434,485주를, 원고 2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1,012,827주를, 원고 3 회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300,259주를, 각각 공모가격 7,000원으로 최종 인수하면서 2011. 1. 17. 각자의 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
라.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 폐지
1)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은 2011. 1. 25. 상장되었으나, 불과 2개월 후인 2011. 3. 22.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싱가포르 원주의 거래를 일시정지 하였고, 같은 날 한국거래소도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거래를 정지하였다.
소외 1 공사 감사위원회가 선임한 싱가포르 특별감사인은 소외 1 공사의 2010. 12. 31. 기준 은행 잔고가 11억 위안으로 기재되어 있는 2010년도 재무제표와 달리 약 9,300만 위안에 불과하다는 감사결과를 보고하였다. 금융감독원이 2013년경 중국의 증권 감독당국으로부터 송부받은 소외 1 공사 자회사의 핵심 은행계좌의 예금잔고액을 토대로 확인한 2010. 12. 말 기준 예금 잔고 부족액은 약 10억 4,100만 위안(약 1,777억 원)이다.
2)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2013. 9. 2. 싱가포르 원주의 거래 재개를 공시하고, 2013. 9. 18. 거래를 재개하였다. 한편 소외 1 공사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1주에 대하여 싱가포르 원주 20주 외에 별도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워런트 시장에서 거래가능한 워런트(이하 ‘워런트’라고만 한다) 10주를 부여하였다.
한국거래소는 2013. 9. 13.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후, 감사인의 감사의견거절을 이유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상장폐지를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은 2013. 10. 4. 상장폐지되었다.
워런트는 2018. 9. 18. 만기 청산되었고, 싱가포르 원주는 2019. 4. 2. 재차 거래정지되었다가 2020. 1. 3. 상장폐지되었다.
마. 관련 선행소송 등
1) 금융위원회는 2013. 10. 10. 소외 2 회사와 원고 1 회사에 대하여 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임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확인절차를 수행하지 않는 등 부실한 실사를 함으로써 이 사건 증권신고서상 거짓 기재를 방지하지 못하고, 투자계약과 관련하여 중요투자위험요소의 기재누락을 방지하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각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원고 1 회사는 위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으로서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소송에서 패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 7. 19. 선고 2020누35839 판결).
2)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사람 또는 회사들은 2011년경 원고 1 회사 및 소외 2 회사, 한국거래소, ●●회계법인을 상대로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에 거짓 기재 및 기재누락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최종적으로 소외 2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6. 11. 24. 선고 2014나20045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4. 20. 선고 2015나2068759 판결).
3) 소외 2 회사는 2015. 12. 11. 피고들을 상대로 민법 제756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에서는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21. 7. 22. "소외 1 공사와 공모한 피고들 직원 또는 그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3자에 의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 발급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공동하여 소외 2 회사에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 발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하면서, 소외 2 회사의 손해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 58,165,198,000원에서 소외 2 회사가 청구한 바에 따라 2018. 10. 24. 기준 싱가포르 원주 8,309,314주의 추정 처분가격 122,582,656원을 공제한 나머지 58,042,615,344원 및 이에 대한 인수대금 납입일부터의 지연손해금 상당액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21. 12. 30. 자 2021다268156 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하 ‘소외 2 회사소송’이라고 한다).
바.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
원고들은 2021. 10. 13.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 직원들이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허위로 작성·교부함에 따라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비용 및 금융위원회에 납부한 과징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에 있어서 민법 제766조 제2항에 의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하고 그 소멸시효는 같은 조 제1항의 소멸시효와는 달리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다357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206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은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그 대금을 지급한 2011. 1. 17.이고, 이 사건 소는 그때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10. 13.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본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장기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국내 상장을 위해 소외 1 공사와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한 공동주관회사 또는 인수회사이다. 이러한 지위에 있던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인수계약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에 관한 최종 인수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함에 따른 것으로, 결국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공모 당시 청약이 저조하여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함으로써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며 그 인수대금을 납입한 이상, 발행시장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과 위 취득자들이 발행시장에서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한 것 모두, 위조 또는 허위 기재된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에 근거하여 작성된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을 신뢰한 결과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2) 원고들이 주장하고 소외 2 회사소송에서 인정된 피고들 불법행위의 내용은, 피고들의 피용자인 직원들이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위조 또는 허위 기재하였고, 허위인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등이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에 첨부되었다는 것이다. 소외 1 공사 자회사의 은행잔고, 즉 현금자산이 얼마인지 여부는 소외 1 공사가 발행한 싱가포르 주식을 원주로 하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인수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그와 같이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기재로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최종적 인수책임을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인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실제가치보다 높게 산정된 인수대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취득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을 지급한 날인 2011. 1. 17.에 곧바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이때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한 이후에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거래가 정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실제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 인수 이후에 소외 1 공사로부터 워런트를 부여받아 보유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의 손해가 사후적으로 일부 회수 또는 보전된 것에 불과하여 손해액을 산정할 때에 고려되면 족한 여러 사정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들이 위조 또는 허위로 기재된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신뢰하고 대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의 손해 자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거나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들이 시효 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 시효 완성 후에 피고들이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본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신숙희 마용주(주심)
참조조문
[1] 민법 제766조 제1항, 제2항 / [2] 민법 제756조, 제766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