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처분문서상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계약 내용의 해석 방법
[2] 甲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콘크리트믹서트럭 차량이, 乙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승합차량에서 하차하여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丙을 충격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甲 회사가 丙에게 치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한 후, 乙 회사를 상대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및 그 시행규약의 구상금 청구 규정에 따라 치료비에 관한 구상금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이 당사자들을 비롯한 협정회사들 사이의 계약으로서 소의 판단의 준거가 될 수 있고, 위 시행규약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위 시행규약에 따른 구상금 청구의 선행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甲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콘크리트믹서트럭 차량이, 乙 보험회사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승합차량에서 하차하여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丙을 충격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甲 회사가 丙에게 치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한 후, 乙 회사를 상대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및 그 시행규약의 구상금 청구 규정에 따라 치료비에 관한 구상금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甲 회사와 乙 회사를 비롯한 협정회사들 사이의 계약이므로 그 내용이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계약당사자인 甲 회사와 乙 회사는 이에 따라야 하는 점, 위 상호협정은 "모든 협정회사, 참가기관, 협정기구는 이 협정과 시행규약의 적용을 받으며, 이를 준수할 의무를 진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 소송절차에서 그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구상금청구소송 업무처리 기준에 관하여도 정하고 있는 등 소송절차에서의 적용도 예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시행규약은 협정회사들 사이에 과실비율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의 ‘공동 보상’과 그러한 과실비율 협의 없이 선처리사(우선 보상하는 협정회사)가 먼저 보상한 후 후처리사(선처리사에 구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협정회사)를 상대로 구상을 구하거나 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의 ‘우선 보상’을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선처리사의 후처리사에 대한 구상에 관한 규정이 당사자들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위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위해 객관적, 획일적 기준을 통해 선처리사를 결정하고 선처리사가 피해자에게 우선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 시행규약을 당사자들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선처리사의 구상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고,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위 상호협정의 목적에도 반하는 점에 비추어, 위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이 당사자들 사이의 소에서 판단의 준거가 될 수 있고, 위 시행규약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위 시행규약에 따른 구상금 청구의 선행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정숙)
【피고, 상고인】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배기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2. 13. 선고 2023나7130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콘크리트믹서트럭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이 2019. 12. 30.경 인천 서구 소재 편도 1차로 도로를 진행하던 중 피고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승합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에서 하차하여 원고 차량의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뛰어서 건너던 피해자를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당시 피고 차량에는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중임을 표시하는 점멸등 등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피고 차량 운전자인 원심공동피고 □□□(이하 ‘원심공동피고’라고만 한다) 외에 어린이 등의 승하차를 확인할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았다.
나. 피해자(사고 당시 8세)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복벽의 열린상처, 장골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원고, 피고를 비롯한 보험회사들과 사단법인 손해보험협회는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이하 ‘이 사건 상호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상호협정의 시행에 필요한 세부내용 등을 정하기 위하여 시행규약(이하 ‘이 사건 시행규약’이라 한다)을 제정·시행하였다.
라. 원고는 피해자에게 2020. 4. 29.경부터 2023. 1. 3.경까지 합계 105,799,670원의 치료비(이하 원고가 지급한 치료비를 통틀어 ‘이 사건 치료비’라 한다)를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와 원심공동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치료비에 관하여 구상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치료비 상당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에 의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권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 중 원고 차량 운전자의 부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관하여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처분권주의, 청구의 특정, 석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제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7561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가)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원고와 피고를 비롯한 협정회사들 사이의 계약이므로(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9다208687 판결 참조), 그 내용이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계약당사자인 원고와 피고는 이에 따라야 한다.
나) 이 사건 상호협정 제3조는 ‘적용 범위’라는 제목으로 "모든 협정회사, 참가기관, 협정기구는 이 협정과 시행규약의 적용을 받으며, 이를 준수할 의무를 진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송절차에서 이 사건 상호협정 또는 시행규약의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상호협정 제4장, 이 사건 시행규약 제4장에서 분쟁해결절차로서 심의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이 사건 시행규약 제8장 제6절에서 구상금청구소송 업무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는 등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소송절차에서의 적용도 예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건 상호협정은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는데(제1조), 이와 같은 해결의 필요성은 소송절차에서도 다르지 않다.
다) 이 사건 상호협정 제36조는 운영위원회로 하여금 이 사건 상호협정의 원활한 시행과 자동차보험금 또는 자동차공제금의 신속한 지급을 위해 구상업무 우선보상처리기준(이하 ‘이 사건 처리기준’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시행하도록 하면서 우선 보상하는 협정회사(선처리사)를 정하는 기준을 정하고, 그 세부내용 등을 포함한 구체적 사항을 시행규약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는 협정회사들 사이에서 제1차 사고조사 이후 과실비율을 협의할 수 있고 과실비율에 따른 공동 보상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과실비율 산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같은 시행규약 제42조는 우선 보상한 선처리사의 후처리사(선처리사에 구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협정회사)에 대한 구상 및 정산을 정한 조항으로 제1항, 제2항에서 선처리사는 후처리사에 피해자별, 담보구분별 또는 사고건별로 과실비율에 따른 분담액의 구상을 청구하되 대인사고에 있어 피해자의 치료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개월 이상의 단위로 구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 이하에서는 선처리사의 구상 청구에 대한 후처리사의 이의 제기와 선처리사의 심의 청구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행규약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해석하면,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는 선처리사와 후처리사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로서의 공동 보상에 관한 규정이고,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는 과실비율 협의 없이 선처리사가 먼저 보상한 후 후처리사를 상대로 구상을 구하거나 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로서의 우선 보상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된다. 이는 이 사건 시행규약 제43조에서 통상적인 보상처리 비용과 피해자로부터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송비용 분담에 관하여 정하면서 협정회사들의 과실비율 협의에 따른 ‘공동 보상’과 어느 하나의 협정회사가 먼저 보상하는 ‘우선 보상’을 구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그러하다.
따라서 선처리사의 후처리사에 대한 구상에 관한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이 제41조에 따른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상호협정 제36조, 이 사건 시행규약 제40조에서는 사고의 태양, 과실이 명확한지 여부, 보험가액의 액수 등과 같은 객관적, 획일적 기준을 통해 대인사고 또는 대물사고의 피해자에게 우선 보상할 선처리사를 결정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위한 것으로, 이에 따라 결정된 선처리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것은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후처리사에 구상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이 제41조에 따른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선처리사의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에 따른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고,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이 사건 상호협정의 목적에도 반한다.
2)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이 이 사건 소에서 판단의 준거가 될 수 있으며,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에 따라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의 선행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의 적용 범위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제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차량 운전자와 원심공동피고의 내부적인 책임분담비율을 30:70으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내부적 책임분담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거나 원심에 공동불법행위에서의 책임분담 비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노경필 이숙연(주심)
【피고, 상고인】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배기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2. 13. 선고 2023나7130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콘크리트믹서트럭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이 2019. 12. 30.경 인천 서구 소재 편도 1차로 도로를 진행하던 중 피고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승합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에서 하차하여 원고 차량의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뛰어서 건너던 피해자를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당시 피고 차량에는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중임을 표시하는 점멸등 등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피고 차량 운전자인 원심공동피고 □□□(이하 ‘원심공동피고’라고만 한다) 외에 어린이 등의 승하차를 확인할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았다.
나. 피해자(사고 당시 8세)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복벽의 열린상처, 장골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원고, 피고를 비롯한 보험회사들과 사단법인 손해보험협회는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이하 ‘이 사건 상호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상호협정의 시행에 필요한 세부내용 등을 정하기 위하여 시행규약(이하 ‘이 사건 시행규약’이라 한다)을 제정·시행하였다.
라. 원고는 피해자에게 2020. 4. 29.경부터 2023. 1. 3.경까지 합계 105,799,670원의 치료비(이하 원고가 지급한 치료비를 통틀어 ‘이 사건 치료비’라 한다)를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와 원심공동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치료비에 관하여 구상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치료비 상당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에 의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권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 중 원고 차량 운전자의 부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관하여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처분권주의, 청구의 특정, 석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제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7561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가)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원고와 피고를 비롯한 협정회사들 사이의 계약이므로(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9다208687 판결 참조), 그 내용이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계약당사자인 원고와 피고는 이에 따라야 한다.
나) 이 사건 상호협정 제3조는 ‘적용 범위’라는 제목으로 "모든 협정회사, 참가기관, 협정기구는 이 협정과 시행규약의 적용을 받으며, 이를 준수할 의무를 진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송절차에서 이 사건 상호협정 또는 시행규약의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상호협정 제4장, 이 사건 시행규약 제4장에서 분쟁해결절차로서 심의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이 사건 시행규약 제8장 제6절에서 구상금청구소송 업무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는 등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은 소송절차에서의 적용도 예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건 상호협정은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는데(제1조), 이와 같은 해결의 필요성은 소송절차에서도 다르지 않다.
다) 이 사건 상호협정 제36조는 운영위원회로 하여금 이 사건 상호협정의 원활한 시행과 자동차보험금 또는 자동차공제금의 신속한 지급을 위해 구상업무 우선보상처리기준(이하 ‘이 사건 처리기준’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시행하도록 하면서 우선 보상하는 협정회사(선처리사)를 정하는 기준을 정하고, 그 세부내용 등을 포함한 구체적 사항을 시행규약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는 협정회사들 사이에서 제1차 사고조사 이후 과실비율을 협의할 수 있고 과실비율에 따른 공동 보상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과실비율 산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같은 시행규약 제42조는 우선 보상한 선처리사의 후처리사(선처리사에 구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협정회사)에 대한 구상 및 정산을 정한 조항으로 제1항, 제2항에서 선처리사는 후처리사에 피해자별, 담보구분별 또는 사고건별로 과실비율에 따른 분담액의 구상을 청구하되 대인사고에 있어 피해자의 치료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개월 이상의 단위로 구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 이하에서는 선처리사의 구상 청구에 대한 후처리사의 이의 제기와 선처리사의 심의 청구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행규약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해석하면,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는 선처리사와 후처리사 사이에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로서의 공동 보상에 관한 규정이고,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는 과실비율 협의 없이 선처리사가 먼저 보상한 후 후처리사를 상대로 구상을 구하거나 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로서의 우선 보상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된다. 이는 이 사건 시행규약 제43조에서 통상적인 보상처리 비용과 피해자로부터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송비용 분담에 관하여 정하면서 협정회사들의 과실비율 협의에 따른 ‘공동 보상’과 어느 하나의 협정회사가 먼저 보상하는 ‘우선 보상’을 구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그러하다.
따라서 선처리사의 후처리사에 대한 구상에 관한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이 제41조에 따른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상호협정 제36조, 이 사건 시행규약 제40조에서는 사고의 태양, 과실이 명확한지 여부, 보험가액의 액수 등과 같은 객관적, 획일적 기준을 통해 대인사고 또는 대물사고의 피해자에게 우선 보상할 선처리사를 결정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위한 것으로, 이에 따라 결정된 선처리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것은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후처리사에 구상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 제1항, 제2항이 제41조에 따른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선처리사의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에 따른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고, 자동차 사고와 관련한 과실비율 분쟁 등을 합리적, 객관적, 경제적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이 사건 상호협정의 목적에도 반한다.
2)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이 이 사건 소에서 판단의 준거가 될 수 있으며, 이 사건 시행규약 제41조에 따라 과실비율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이 사건 시행규약 제42조의 선행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이 사건 상호협정 및 시행규약의 적용 범위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제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차량 운전자와 원심공동피고의 내부적인 책임분담비율을 30:70으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내부적 책임분담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거나 원심에 공동불법행위에서의 책임분담 비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노경필 이숙연(주심)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 [2] 민법 제105조, 상법 제682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