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취득시효에서 ‘소유의 의사’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사람) 및 자주점유인지 타주점유인지 결정하는 방법
[2]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소극)
[3] 민법 제197조 제1항에서 정한 점유자에게 추정되는 소유의 의사의 의미 및 등기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유라는 사정만으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결여된 타주점유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한국농어촌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주명)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음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한인종 외 2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4. 9. 26. 선고 2023나3127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대구 ○○구 △△동(이하 ‘△△동’이라 한다) 63 전 566평(이하 ‘이 사건 최초 토지’라 한다)은 1948. 9. 3. △△동 63-1 전 228평, △△동 63-2 구거 203평(671㎡, 이하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 및 △△동 63-3 전 135평으로 분할되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지목도 변경되었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구 토지대장에는 소외 1[(한자 생략), 망 소외 1의 창씨개명한 이름]이 1944. 2. 1.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 대한민국은 1994. 9. 8.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무주부동산 공고절차를 거쳐 대한민국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2002. 8. 3. △△동 63-2 구거 441㎡와 △△동 63-4 구거 230㎡로 분할되었고, 위 △△동 63-2 구거 441㎡는 2004. 3. 12. △△동 63-2 구거 27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와 △△동 63-5 구거 171㎡로 분할되었다.
라. 망 소외 1의 상속인인 피고들은 2019. 9. 9. 이 사건 토지 및 △△동 63-5 구거 171㎡에 관하여 대한민국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20. 9. 18. 제1심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9가단136901). 이에 대하여 대한민국이 항소하였으나 2021. 4. 8. 기각되어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2020나319819, 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피고들은 2021. 7. 16. 이 사건 토지 및 △△동 63-5 구거 171㎡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마. 한편 이 사건 토지에는 □□수리조합이 1944년경 대구 ○○구 ◇◇동 일대에 ☆☆저수지 등을 조성하면서 설치한 도수로가 위치하고 있다.
바. 원고는 □□수리조합의 권리의무를 순차로 포괄승계하였다(이하 특별히 구분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와 원고가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조합을 통틀어 ‘원고’라고만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고는 □□수리조합이 망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한 후 ☆☆저수지 등의 도수로 부지로 편입하여 사용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위 도수로가 위치한 이 사건 토지 중 원고가 점유하는 원심판결 판시 별지 감정도 표시 2, 3, 4, 5, 16, 15, 14, 13, 7, 8, 9, 12, 11, 2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 ㈀부분 251㎡(이하 ‘이 사건 토지 중 ㈀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1944년 일자불상경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예비적으로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수리조합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의 체결에 나아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자주점유 추정이 깨어졌다고 보아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가)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증명할 책임은 없고, 오히려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그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여 증명할 책임이 있다.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인지는 점유자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 객관적으로 결정된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국가 등이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하여 무단점유로 인정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다33866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0다94731, 94748 판결, 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1다23099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수리조합은 1942. 3. 14. 설립된 후 1944년경 대구 ○○구 ◇◇동 일대에 ☆☆저수지 등을 조성하였고, 그 무렵 이 사건 최초 토지 근처를 흐르는 △△천과 위 ☆☆저수지를 잇는 도수로를 설치할 토지들을 매입하고 그 지상에 위 도수로를 설치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최초 토지에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분할된 1948. 9. 3.경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설치된 위 도수로를 관리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점유하여 왔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1994. 9. 8. 대한민국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후 이 사건 토지 등으로 분할되었으나, 위 도수로는 그 현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위치하고 있고, 원고는 여전히 위 도수로를 관리하면서 이 사건 토지 중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이 사건 최초 토지에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함께 분할된 △△동 63-1 전 228평 및 △△동 63-3 전 135평은 도수로 부지로 제공되거나 지목이 변경되지 않았다.
다) □□수리조합은 위 ☆☆저수지 등을 조성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바로 연접한 토지인 △△동 62-3 구거 228㎡(이하 ‘구 △△동 62-3 토지’라고만 한다)를 도수로 부지에 편입하였는데, 구 △△동 62-3 토지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마찬가지로 1948. 9. 3. 기존 토지에서 분할되면서 지목이 구거로 변경되었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구 △△동 62-3 토지에 걸쳐 일직선으로 도수로가 설치되었고, 구 △△동 62-3 토지에 설치된 도수로 역시 그 현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구 △△동 62-3 토지에서 2차에 걸쳐 분할된 △△동 62-3 구거 115㎡(이하 ‘이 사건 인접토지’라 한다)에 위치하고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인접토지를 도수로 부지로 점유함으로써 이 사건 인접토지에 관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취득시효 완성 당시 소유자를 대위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명의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24. 1. 17. 항소심에서 위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23나308261). 이에 대하여 대한민국이 상고하였으나 2024. 4. 26. 상고기각으로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4다214143).
마) □□수리조합이 ☆☆저수지 도수로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도수로매수부지명세서(갑 제15호증), ☆☆지도수로용지매수조서(을 제9호증) 등의 문서들이 남아 있는데, 거기에는 이 사건 최초 토지 중 268평 또는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다른 여러 필지의 토지들과 함께 도수로 부지 매수 목록에 기재되어 있다. □□수리조합이 다른 토지는 적법하게 매수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하려고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바) 원고가 1944년경 ☆☆저수지 등의 조성을 완료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도수로를 설치하고 이를 점유·관리하여 왔음에도, 이후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망 소외 1 또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또는 이 사건 토지를 도수로 부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토지대장 등이 멸실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음에도 거기에 원고의 소유권 취득을 뒷받침하는 기재가 없고 원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점유하게 된 경위나 점유의 용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및 그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처분·이용·권리행사 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저수지 등을 설치할 무렵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소유권 취득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민법 제197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점유자에게 추정되는 소유의 의사는 사실상 소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반드시 등기를 수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등기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유임이 밝혀졌다고 하여 바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결여된 타주점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거나 대한민국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분할하여 학교법인에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자주점유 추정이 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주점유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음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한인종 외 2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4. 9. 26. 선고 2023나3127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대구 ○○구 △△동(이하 ‘△△동’이라 한다) 63 전 566평(이하 ‘이 사건 최초 토지’라 한다)은 1948. 9. 3. △△동 63-1 전 228평, △△동 63-2 구거 203평(671㎡, 이하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 및 △△동 63-3 전 135평으로 분할되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지목도 변경되었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구 토지대장에는 소외 1[(한자 생략), 망 소외 1의 창씨개명한 이름]이 1944. 2. 1.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 대한민국은 1994. 9. 8.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무주부동산 공고절차를 거쳐 대한민국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2002. 8. 3. △△동 63-2 구거 441㎡와 △△동 63-4 구거 230㎡로 분할되었고, 위 △△동 63-2 구거 441㎡는 2004. 3. 12. △△동 63-2 구거 27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와 △△동 63-5 구거 171㎡로 분할되었다.
라. 망 소외 1의 상속인인 피고들은 2019. 9. 9. 이 사건 토지 및 △△동 63-5 구거 171㎡에 관하여 대한민국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20. 9. 18. 제1심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9가단136901). 이에 대하여 대한민국이 항소하였으나 2021. 4. 8. 기각되어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2020나319819, 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피고들은 2021. 7. 16. 이 사건 토지 및 △△동 63-5 구거 171㎡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마. 한편 이 사건 토지에는 □□수리조합이 1944년경 대구 ○○구 ◇◇동 일대에 ☆☆저수지 등을 조성하면서 설치한 도수로가 위치하고 있다.
바. 원고는 □□수리조합의 권리의무를 순차로 포괄승계하였다(이하 특별히 구분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와 원고가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조합을 통틀어 ‘원고’라고만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고는 □□수리조합이 망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매수한 후 ☆☆저수지 등의 도수로 부지로 편입하여 사용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위 도수로가 위치한 이 사건 토지 중 원고가 점유하는 원심판결 판시 별지 감정도 표시 2, 3, 4, 5, 16, 15, 14, 13, 7, 8, 9, 12, 11, 2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 ㈀부분 251㎡(이하 ‘이 사건 토지 중 ㈀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1944년 일자불상경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예비적으로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수리조합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의 체결에 나아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자주점유 추정이 깨어졌다고 보아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가)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증명할 책임은 없고, 오히려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그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여 증명할 책임이 있다.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인지는 점유자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 객관적으로 결정된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국가 등이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하여 무단점유로 인정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다33866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0다94731, 94748 판결, 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1다23099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수리조합은 1942. 3. 14. 설립된 후 1944년경 대구 ○○구 ◇◇동 일대에 ☆☆저수지 등을 조성하였고, 그 무렵 이 사건 최초 토지 근처를 흐르는 △△천과 위 ☆☆저수지를 잇는 도수로를 설치할 토지들을 매입하고 그 지상에 위 도수로를 설치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최초 토지에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분할된 1948. 9. 3.경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설치된 위 도수로를 관리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점유하여 왔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는 1994. 9. 8. 대한민국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후 이 사건 토지 등으로 분할되었으나, 위 도수로는 그 현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위치하고 있고, 원고는 여전히 위 도수로를 관리하면서 이 사건 토지 중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이 사건 최초 토지에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함께 분할된 △△동 63-1 전 228평 및 △△동 63-3 전 135평은 도수로 부지로 제공되거나 지목이 변경되지 않았다.
다) □□수리조합은 위 ☆☆저수지 등을 조성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바로 연접한 토지인 △△동 62-3 구거 228㎡(이하 ‘구 △△동 62-3 토지’라고만 한다)를 도수로 부지에 편입하였는데, 구 △△동 62-3 토지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마찬가지로 1948. 9. 3. 기존 토지에서 분할되면서 지목이 구거로 변경되었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와 구 △△동 62-3 토지에 걸쳐 일직선으로 도수로가 설치되었고, 구 △△동 62-3 토지에 설치된 도수로 역시 그 현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구 △△동 62-3 토지에서 2차에 걸쳐 분할된 △△동 62-3 구거 115㎡(이하 ‘이 사건 인접토지’라 한다)에 위치하고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인접토지를 도수로 부지로 점유함으로써 이 사건 인접토지에 관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취득시효 완성 당시 소유자를 대위하여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명의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24. 1. 17. 항소심에서 위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23나308261). 이에 대하여 대한민국이 상고하였으나 2024. 4. 26. 상고기각으로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4다214143).
마) □□수리조합이 ☆☆저수지 도수로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도수로매수부지명세서(갑 제15호증), ☆☆지도수로용지매수조서(을 제9호증) 등의 문서들이 남아 있는데, 거기에는 이 사건 최초 토지 중 268평 또는 이 사건 분할 전 토지가 다른 여러 필지의 토지들과 함께 도수로 부지 매수 목록에 기재되어 있다. □□수리조합이 다른 토지는 적법하게 매수하면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하려고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바) 원고가 1944년경 ☆☆저수지 등의 조성을 완료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도수로를 설치하고 이를 점유·관리하여 왔음에도, 이후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망 소외 1 또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또는 이 사건 토지를 도수로 부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토지대장 등이 멸실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음에도 거기에 원고의 소유권 취득을 뒷받침하는 기재가 없고 원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점유하게 된 경위나 점유의 용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및 그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처분·이용·권리행사 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저수지 등을 설치할 무렵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소유권 취득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민법 제197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점유자에게 추정되는 소유의 의사는 사실상 소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반드시 등기를 수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등기를 수반하지 아니한 점유임이 밝혀졌다고 하여 바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결여된 타주점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거나 대한민국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분할하여 학교법인에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자주점유 추정이 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주점유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참조조문
[1] 민법 제197조 제1항, 제245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88조[증명책임] / [2] 민법 제197조 제1항, 제245조 제1항 / [3] 민법 제197조 제1항
참조판례
[1]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공1997하
[1]2501)
[2]1790)
[2]94748 판결(공2014상
[2]915)
[2]1674)
[3]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공2000상
[3]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