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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말소등기

[대법원 2025. 09. 04. 선고 2024다296329 판결]

판시사항


[1]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의 의미 및 합법성의 원칙보다 구체적 신뢰보호를 우선할 필요가 있는 경우인지 판단하는 기준

[2] 택지개발촉진법령상 전매행위를 금지하는 강행규정의 적용에 위반한 전매행위의 무효 주장을 신의성실의 원칙을 근거로 제한함에 있어 그 판단 기준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건 담당변호사 류지원)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주형)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4. 9. 20. 선고 2024나20608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인바, 사적자치의 영역을 넘어 공공질서를 위하여 공익적 요구를 선행시켜야 할 사안에서는 원칙적으로 합법성의 원칙은 신의성실의 원칙보다 우월한 것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은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서라도 구체적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 어떠한 경우에 합법성의 원칙보다 구체적 신뢰보호를 우선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뢰보호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위법행위와 관련한 주관적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및 그와 같은 신뢰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99다62609, 62616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44518 판결 등 참조).
나. 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 제1항은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조성된 택지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한 자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까지는 해당 택지를 공급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전매할 수 없고,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러한 위임을 받아 구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2020. 7. 7. 대통령령 제30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이라 한다)은 제13조의3 제9의2호 (가)목에서 ‘주택건설용지(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하는 용지는 제외한다)를 공급받은 자가 해당 용지에 대한 잔금 납부일(잔금 납부일이 주택건설용지 공급계약일부터 2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년을 말한다) 이후에 시행자로부터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 해당 용지를 전매하는 경우로서 시행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를 전매행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특례로 정하였다.
택지개발촉진법이 2021. 1. 5. 법률 제17875호로 개정됨에 따라 제19조의2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한 전매행위를 무효로 하며, 택지개발사업 시행자는 이미 체결된 택지의 공급계약을 취소한다’고 규정하였고, 위 개정법 부칙 제2조 제1항에서 ‘제19조의2 제3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2021. 1. 5.) 후 택지를 전매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하였다.
이러한 택지개발촉진법 및 구 시행령 규정과 도시지역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개발·공급 및 관리 등에 관하여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과 복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택지개발촉진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택지개발촉진법령상 전매행위를 금지하는 강행규정의 적용에 관한 사안은 사적자치의 영역을 넘어 공공질서를 위하여 공익적 요구를 선행시켜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에 위반한 전매행위의 무효 주장을 신의성실의 원칙을 근거로 제한할 것인지 문제 될 때에는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해서라도 구체적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를 살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양주옥정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였고, 2018. 11. 30. 위 사업으로 조성된 단독주택 건설용지인 양주시 옥정동 (지번 생략) 대 290.7㎡(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나. 원고는 2019. 4. 16.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를 430,777,700원에 공급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잔금 납부일을 2022. 4. 16.로 정하였다.
다. 소외 1은 2021. 2. 17.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분양권 매매계약(이하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매매대금을 430,777,700원, 잔금 지급일을 2021. 4. 19.로 정하였다.
라. 피고와 소외 1은 2021. 4. 28.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같은 날 위 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분양권 매매계약(이하 ‘2차 분양권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다시 체결하면서 계약서상 계약일을 ‘2021. 4. 28.’로 기재하였다.
마. 피고와 소외 1은 2021. 4. 29. 원고에게 2차 분양권 매매계약에 기한 수분양자 명의변경을 신청하였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여 같은 날 원피고 및 소외 1은 ‘이 사건 공급계약상 소외 1의 권리의무를 피고가 승계한다’는 내용의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급계약상 잔여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고 2021. 4. 29.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그 지상에 4층 건물을 신축하여 2022. 5. 25.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사. 피고 측 공인중개사 소외 2는 제1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소외 3(원고의 담당직원)이 증인에게 전화를 하여 ‘분양권 매매계약일이 2년을 경과하여야 전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부동산매매계약일을 수정하여 다시 접수해라.’는 설명을 하였나요."라는 질문에 "예, 그런데 저한테 전화한 것이 아니라, 매도 측 부동산중개인이 최초에 문의를 한 것이라서 그쪽에 전화를 했고, 그때 저도 같이 있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아. 제1심은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이 전매제한기간인 이 사건 공급계약일부터 2년 내에 이루어져 무효이고 이에 기초한 2차 분양권 매매계약 역시 무효라고 판단하면서도, 피고와 소외 1이 원고 담당직원의 요청에 따라 계약일을 전매제한기간 이후로 변경한 매매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여 수분양자 명의변경을 신청하였고, 원고의 동의를 받아 수분양자 명의변경이 이루어진 이상, 원고가 위 각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였고, 원심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위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토지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조성된 택지로서 위 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전매할 수 없고, 이 사건 공급계약일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에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예외적으로 전매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토지를 공급받은 소외 1이 공급계약일부터 2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1. 2. 17. 피고와 체결한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은 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금지하는 전매행위에 해당하고, 잔금 지급일을 전매금지기간 이후로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으므로, 같은 법 제19조의2 제3항에 따라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은 무효이고, 원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을 취소하여야 한다.
다. 원고의 취소권 행사에 따라 이 사건 공급계약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고, 피고는 2차 분양권 매매계약의 효력 유무와 무관하게 이 사건 공급계약상 매수인의 지위를 이전받을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인무효의 등기가 되고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원고에게 귀속된다.
라. 피고와 소외 1이 1차 분양권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미 부여된 이 사건 공급계약에 대한 취소권이 소멸된다고 볼 수 없고, 그 후 원고 담당직원의 안내에 따라 피고와 소외 1이 2차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스스로 이 사건 공급계약에 대한 취소권을 포기하거나 이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마. 오히려 피고는 2차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택지개발촉진법을 위반하여 토지를 전매한 경우 해당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며 이미 체결된 공급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긴 ‘토지 전매행위 제한사항 준수 확인서’에 서명·날인하였고, 원고와 피고 및 소외 1이 작성한 권리의무승계계약서에는 ‘명의변경행위가 관련 법령 또는 계약조건에서 정하고 있는 전매행위 제한의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원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 및 권리의무승계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바.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전매금지기간 내에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매매계약일을 그 이후로 수정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적법·유효하게 전매할 수 있다.’거나 ‘택지개발촉진법 제19조의2 제3항에 따른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은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공급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을 인식한 채 2차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있어 택지개발촉진법에 위반되는 전매행위에 주관적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신뢰를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면서까지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사.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에게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해서라도 구체적 신뢰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원고가 전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하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오경미 엄상필 박영재(주심)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1항 / [2] 택지개발촉진법 제1조, 제19조의2, 부칙(2021. 1. 5.) 제2조 제1항, 구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2020. 7. 7. 대통령령 제30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3

참조판례

[1]대법원 2000. 8. 22. 선고 99다62609
[1]62616 판결(공2000하
[1]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