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어떤 급여가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급여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 경우, 급여자가 그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수익자와 급여자의 불법성의 정도에 따라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그 밖에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그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반환청구가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그 판단 기준
[2] 甲 주식회사가 부실채권 및 부동산 투자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여 수천억 원을 조달하였고, 乙 등은 甲 회사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유치한 자금에 비례하여 甲 회사로부터 영업수당을 지급받았는데, 이후 甲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으로 선임된 丙이 乙 등을 상대로 위 영업수당 지급약정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이유로 영업수당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乙 등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영업수당의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가 이루어졌음에도 부당이득 일반의 법리에 따라 그 반환청구를 인정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사람의 주장을 시인하고 이를 보호하는 것이 되어 공평의 이념에 입각하고 있는 부당이득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 등 법률 전체의 이념에도 반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 아래 민법 제746조는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을 법의 보호영역 외에 두어 스스로 한 급여의 복구를 어떠한 형식으로도 소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는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
민법 제746조의 문언에 의하면, 어떤 급여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급여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수익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지 여부나 수익자의 불법원인의 정도 내지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큰지를 막론하고 급여자는 그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여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하다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 이 역시 민법 제746조의 해석에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나아가 그 밖에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그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반환청구를 허용할 것인지는 급여가 이루어진 목적과 경위, 급여의 원인이 된 불법의 내용, 급여의 원인 행위를 불법으로 하는 규범의 목적과 보호 대상, 급여자 또는 수익자가 불법원인 형성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내용, 급여에 대한 반환청구의 주체, 반환되는 급여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 급여의 반환청구 허용이 불법의 억제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주식회사가 부실채권 및 부동산 투자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여 수천억 원을 조달하였고, 乙 등은 甲 회사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유치한 자금에 비례하여 甲 회사로부터 영업수당을 지급받았는데, 이후 甲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으로 선임된 丙이 乙 등을 상대로 위 영업수당 지급약정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이유로 영업수당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유사수신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함으로써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함을 목적으로 하는 점, 甲 회사는 유사수신업체로서, 불특정 다수인을 유인하여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영업담당자들과 자금 조달 실적에 비례한 영업수당 지급을 합의하였는데, 이는 유사수신행위를 실행하고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그 내용이나 성격, 목적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점, 甲 회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영업담당자들에 대한 영업수당 등을 과도하게 지급하였고, 그 손실이 누적된 결과 신규로 조달한 투자금으로 영업수당을 지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乙 등이 수령한 영업수당은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회생절차에서 인가된 회생계획은 관리인 丙이 영업담당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에서 승소할 경우 지급받을 돈을 포함하여 회사 보유자금 등의 재원을 모두 회생채권자들을 위한 변제에 사용한 후 회사를 청산하는 것이 내용이므로, 丙이 乙 등을 상대로 영업수당 명목으로 교부된 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유사수신행위의 피해자들이 상당수인 회생채권자에 대한 변제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인 점, 위 영업수당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반환청구를 부정할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는 전보되지 못하는 한편 乙 등은 불법적 이득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어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한다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범 목적에 반하는 반면,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인정할 경우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이 그들에게 일부나마 복구되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보다 부합할 뿐 아니라, 향후 유사수신행위의 유인을 감소시켜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입법 취지인 불법의 억제에도 기여하는 점에 비추어, 乙 등은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영업수당의 반환을 거부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대부의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관리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트리니티 담당변호사 장영재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4. 9. 11. 선고 2024나502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대부(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14. 7.경부터 2021. 5.경까지 부실채권 및 부동산 투자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여 수천억 원을 조달하였다.
나. 피고들은 기타사업자(이른바 프리랜서)로서 이 사건 회사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하되, 유치한 자금에 비례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 영업수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였다. 이러한 유사수신행위에 따른 영업수당 명목으로 2018. 12.경부터 2021. 5.경까지 피고 1은 48,734,555원, 피고 2는 40,812,237원(이하 ‘이 사건 영업수당’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다. 이 사건 회사는 2021. 8. 18. 서울회생법원 2021회합100068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이 사건에서 승소할 경우 피고들에게서 지급받는 돈을 포함하여 약 547억 원을 모두 회생채권자들에게 변제하고 이 사건 회사를 청산하는 내용의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2023. 2. 6.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고, 현재 회생절차 계속 중이다(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라.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던 소외인은 피고들과 제1심 공동피고 1 외 6인을 상대로 이 사건 영업수당 지급약정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원인으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소외인은 제1심 계속 중에 사임하였고, 원고가 2022. 10. 17. 이 사건 회사의 새로운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법률상 요건사실에 해당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반된다(대법원 1982. 4. 27. 선고 81다카550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9989 판결 등 참조).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때에는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원심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영업수당을 지급한 당사자가 이 사건 회사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이 사건 회사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영업수당을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였는데, 피고들은 이 사건 회사에서 영업수당을 지급받은 사실과 그 금액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고 변론 전체의 취지에서도 다툰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당사자들이 주장하지도 않은 사실에 기초하여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제2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가 이루어졌음에도 부당이득 일반의 법리에 따라 그 반환청구를 인정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사람의 주장을 시인하고 이를 보호하는 것이 되어 공평의 이념에 입각하고 있는 부당이득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 등 법률 전체의 이념에도 반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 아래 민법 제746조는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을 법의 보호영역 외에 두어 스스로 한 급여의 복구를 어떠한 형식으로도 소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는데(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 등 참조), 이 규정에는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
2) 민법 제746조의 문언에 의하면, 어떤 급여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급여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수익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지 여부나 수익자의 불법원인의 정도 내지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큰지를 막론하고 급여자는 그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여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하다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12947 판결 등 참조). 이 역시 민법 제746조의 해석에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3) 나아가 그 밖에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그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반환청구를 허용할 것인지는 급여가 이루어진 목적과 경위, 급여의 원인이 된 불법의 내용, 급여의 원인 행위를 불법으로 하는 규범의 목적과 보호 대상, 급여자 또는 수익자가 불법원인 형성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내용, 급여에 대한 반환청구의 주체, 반환되는 급여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 급여의 반환청구 허용이 불법의 억제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을 청구한 데 대하여 피고들은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유사수신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채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등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이다[「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행위법’이라 한다) 제2조]. 유사수신행위법은 유사수신행위와 유사수신행위 영업에 관한 표시 또는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함으로써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제3조, 제4조, 제6조).
나) 이 사건 회사는 유사수신업체로서, 불특정 다수인을 유인하여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으로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담당자들의 투자금 모집을 장려하기 위하여 영업담당자들과 자금 조달 실적에 비례하여 영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합의는 유사수신행위법에 의하여 형사처벌되는 행위, 즉 유사수신행위를 실행하고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유사수신행위로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나 성격, 목적 등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고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보인다.
다) 이 사건 회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영업담당자들에 대한 영업수당 및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을 과도하게 지급하였고, 그 손실이 누적된 결과 신규로 조달한 투자금으로 영업수당을 지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피고들이 수령한 이 사건 영업수당은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에서 유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이 사건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인가된 회생계획은 이 사건 회사의 사업 계속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비롯하여 영업담당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에서 승소할 경우 지급받을 돈을 포함하여 회사 보유자금 등의 재원을 모두 회생채권자들을 위한 변제에 사용한 다음 이 사건 회사를 청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영업수당 명목으로 교부된 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유사수신행위의 피해자들이 상당수인 회생채권자에 대한 변제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마) 그럼에도 이 사건 영업수당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반환청구를 부정할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는 전보되지 못하고 그대로 남는 한편 유사수신행위를 구체적으로 실행한 피고들은 피해자들의 출자금을 기초로 불법적 이득을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이는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한다는 유사수신행위법의 규범 목적에 배치된다. 반면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인정할 경우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인가된 회생계획에 의하여 회생채권자의 다수인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이 그들에게 일부나마 복구되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보다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바) 이처럼 반환되는 영업수당이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에게 귀속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게 되면 피고들로서는 유사수신행위의 불법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치에 대한 대가로 받은 영업수당을 보유하는 이득을 누릴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이후에도 추가로 유사수신행위를 할 유인이 있게 된다. 반면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인정하게 되면 피고들로서는 향후 유사수신행위로서 투자금 모집행위를 하여 영업수당을 받더라도 장차 이를 반환할 수도 있다는 부담을 지게 되어 유사수신행위의 유인은 감소될 것이므로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입법 취지인 불법의 억제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영업수당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오경미 권영준(주심)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4. 9. 11. 선고 2024나502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대부(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14. 7.경부터 2021. 5.경까지 부실채권 및 부동산 투자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여 수천억 원을 조달하였다.
나. 피고들은 기타사업자(이른바 프리랜서)로서 이 사건 회사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하되, 유치한 자금에 비례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 영업수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였다. 이러한 유사수신행위에 따른 영업수당 명목으로 2018. 12.경부터 2021. 5.경까지 피고 1은 48,734,555원, 피고 2는 40,812,237원(이하 ‘이 사건 영업수당’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다. 이 사건 회사는 2021. 8. 18. 서울회생법원 2021회합100068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이 사건에서 승소할 경우 피고들에게서 지급받는 돈을 포함하여 약 547억 원을 모두 회생채권자들에게 변제하고 이 사건 회사를 청산하는 내용의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2023. 2. 6.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고, 현재 회생절차 계속 중이다(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라.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던 소외인은 피고들과 제1심 공동피고 1 외 6인을 상대로 이 사건 영업수당 지급약정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원인으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소외인은 제1심 계속 중에 사임하였고, 원고가 2022. 10. 17. 이 사건 회사의 새로운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법률상 요건사실에 해당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반된다(대법원 1982. 4. 27. 선고 81다카550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9989 판결 등 참조).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때에는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원심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영업수당을 지급한 당사자가 이 사건 회사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이 사건 회사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영업수당을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였는데, 피고들은 이 사건 회사에서 영업수당을 지급받은 사실과 그 금액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고 변론 전체의 취지에서도 다툰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당사자들이 주장하지도 않은 사실에 기초하여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제2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가 이루어졌음에도 부당이득 일반의 법리에 따라 그 반환청구를 인정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사람의 주장을 시인하고 이를 보호하는 것이 되어 공평의 이념에 입각하고 있는 부당이득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 등 법률 전체의 이념에도 반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 아래 민법 제746조는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을 법의 보호영역 외에 두어 스스로 한 급여의 복구를 어떠한 형식으로도 소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는데(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 등 참조), 이 규정에는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
2) 민법 제746조의 문언에 의하면, 어떤 급여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급여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수익자에게 불법원인이 있는지 여부나 수익자의 불법원인의 정도 내지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큰지를 막론하고 급여자는 그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여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하다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12947 판결 등 참조). 이 역시 민법 제746조의 해석에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3) 나아가 그 밖에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그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반환청구를 허용할 것인지는 급여가 이루어진 목적과 경위, 급여의 원인이 된 불법의 내용, 급여의 원인 행위를 불법으로 하는 규범의 목적과 보호 대상, 급여자 또는 수익자가 불법원인 형성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내용, 급여에 대한 반환청구의 주체, 반환되는 급여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 급여의 반환청구 허용이 불법의 억제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을 청구한 데 대하여 피고들은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유사수신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채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등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이다[「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행위법’이라 한다) 제2조]. 유사수신행위법은 유사수신행위와 유사수신행위 영업에 관한 표시 또는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함으로써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제3조, 제4조, 제6조).
나) 이 사건 회사는 유사수신업체로서, 불특정 다수인을 유인하여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으로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담당자들의 투자금 모집을 장려하기 위하여 영업담당자들과 자금 조달 실적에 비례하여 영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합의는 유사수신행위법에 의하여 형사처벌되는 행위, 즉 유사수신행위를 실행하고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유사수신행위로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나 성격, 목적 등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고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보인다.
다) 이 사건 회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영업담당자들에 대한 영업수당 및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을 과도하게 지급하였고, 그 손실이 누적된 결과 신규로 조달한 투자금으로 영업수당을 지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피고들이 수령한 이 사건 영업수당은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에서 유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이 사건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인가된 회생계획은 이 사건 회사의 사업 계속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비롯하여 영업담당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에서 승소할 경우 지급받을 돈을 포함하여 회사 보유자금 등의 재원을 모두 회생채권자들을 위한 변제에 사용한 다음 이 사건 회사를 청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영업수당 명목으로 교부된 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유사수신행위의 피해자들이 상당수인 회생채권자에 대한 변제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마) 그럼에도 이 사건 영업수당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반환청구를 부정할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는 전보되지 못하고 그대로 남는 한편 유사수신행위를 구체적으로 실행한 피고들은 피해자들의 출자금을 기초로 불법적 이득을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이는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한다는 유사수신행위법의 규범 목적에 배치된다. 반면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인정할 경우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인가된 회생계획에 의하여 회생채권자의 다수인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의 출자금이 그들에게 일부나마 복구되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보다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바) 이처럼 반환되는 영업수당이 유사수신행위 피해자들에게 귀속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게 되면 피고들로서는 유사수신행위의 불법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치에 대한 대가로 받은 영업수당을 보유하는 이득을 누릴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이후에도 추가로 유사수신행위를 할 유인이 있게 된다. 반면 영업수당의 반환청구를 인정하게 되면 피고들로서는 향후 유사수신행위로서 투자금 모집행위를 하여 영업수당을 받더라도 장차 이를 반환할 수도 있다는 부담을 지게 되어 유사수신행위의 유인은 감소될 것이므로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입법 취지인 불법의 억제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영업수당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이 사건 영업수당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오경미 권영준(주심)
참조조문
[1] 민법 제746조 / [2] 민법 제746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3조, 제4조, 제6조
참조판례
[1]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공1980
[1]12338)
[1]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12947 판결(공1994상
[1]345)
[1]13676 판결(공2025하
[1]2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