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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효력확인청구의소

[대법원 2026. 0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1109조에서 말하는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된다는 의미 / 이러한 저촉 여부 및 그 범위를 결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 유언자가 특정인에게 목적물을 유증한 이후 해당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으나 처분대금 등 대상재산에 대하여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되는 경우, 목적물을 처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유언의 철회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甲이 소유 부동산을 자녀들에게 각각 1.75/5, 0.95/5, 1.75/5, 0.55/5 비율로 나눈다는 내용의 유언증서를 작성한 후 위 부동산이 乙 지역주택조합의 사업부지에 포함되자 乙 조합과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甲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가 유언증서의 내용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로서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에게는 부동산 매매대금 중 상속재산이 되는 부분에 관하여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甲이 위 부동산을 매도함으로써 유언이 철회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민법 제1108조),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109조). 여기서 말하는 ‘저촉’이란 전 유언을 실효시키지 않고서는 유언 후 생전행위가 유효로 될 수 없음을 가리키되 법률상 또는 물리적인 집행불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후의 행위가 전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취지로 행하여졌음이 명백하면 충분하다. 이러한 저촉 여부 및 그 범위를 결정할 때에는 전후 사정을 합리적으로 살펴 유언자의 의사가 유언의 일부라도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아니면 그 전부를 불가분적으로 철회하려는 의사인지를 실질적으로 그 집행이 불가능하게 된 유언 부분과 관련시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유언자가 특정인에게 목적물을 유증한 이후 해당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더라도 여전히 처분대금 등 대상재산에 대하여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된다면 목적물을 처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유언의 철회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甲이 소유 부동산을 자녀들에게 각각 1.75/5, 0.95/5, 1.75/5, 0.55/5 비율로 나눈다는 내용의 유언증서를 작성한 후 위 부동산이 乙 지역주택조합의 사업부지에 포함되자 乙 조합과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甲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가 유언증서의 내용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로서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甲의 의사는 유언증서를 통하여 상속인들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상속비율을 법정상속분(각각 1/4)과 다르게 정하려는 것인 점, 甲이 위 부동산을 乙 조합에 매도하는 경우에도 부동산 매매대금은 그 부동산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형태가 변경된 것에 불과한 대상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점, 甲은 유언증서를 작성할 당시 이미 주택건설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위 부동산이 지역주택조합에 매도됨으로써 상속인들이 부동산이 아닌 그 매매대금을 상속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甲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췌장암 말기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그로부터 19일 후 사망하였는데, 甲이 매매대금을 수령하여 생활비, 병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였다거나 타인에게 증여하는 등 유언과 달리 처분하려고 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유언증서 및 매매계약서 작성 경위와 시기, 당시 甲의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甲에게 상속인들로 하여금 부동산에 관하여는 유언증서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상속하게 하되, 이와 달리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매매대금을 다시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점, 甲이 위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는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甲에게 유언증서 작성 당시에도 부동산 매도를 전제로 그 대금을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배분할 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점을 종합하면, 甲에게는 부동산 매매대금 중 상속재산이 되는 부분에 관하여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甲이 위 부동산을 매도함으로써 유언이 철회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모)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재용)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4. 6. 12. 선고 (울산)2023나105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와 피고들은 소외 1의 자녀들이다.
나. 소외 1은 2016. 11. 23. 원심 판시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 1.75/5, 피고 1 0.95/5, 피고 3 1.75/5, 피고 2 0.55/5 비율로 나눈다는 내용의 자필 유언증서(이하 ‘이 사건 유언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동 △△△지역주택조합(이하 ‘소외 2 조합’이라 한다)은 울산 중구 ○○동 (지번 생략) 일대를 사업시행구역으로 하여, 2017. 9. 26. 울산광역시 중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사건 부동산은 그 사업시행 부지에 속해 있다.
라. 소외 1은 2017. 8. 18. 소외 2 조합의 토지용역대행사인 주식회사 □□(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8억 7,360만 원으로 정하여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소외 3 회사 측의 사유로 매매대금 지급 및 소유권이전등기 등이 이행되지 않았다.
마. 그러던 중 2019. 3. 28. 소외 1과 소외 2 조합 사이에 소외 1이 소외 2 조합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8억 원으로 정하여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다(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당시 소외 1은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었는데, 매매계약서에는 소외 1의 인감이 날인되어 있고, 매매계약에서 정한 계약금 8,000만 원은 소외 1이 2017. 8. 16. 개설한 농협은행 계좌로 송금되었다.
바.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4. 16. 사망하였다.
사. 원고 및 피고들은 2020. 5. 25.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9. 4. 16. 상속을 원인으로 1/4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소외 2 조합은 2020. 6.경 및 2020. 8.경 원고 및 피고들과 개별적인 매매 합의를 거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 무렵 원고 및 피고들에게 그 매매대금으로 각각 1억 7,700만 원을 지급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인은 이 사건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 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2 조합의 사업부지에 포함되자, 소외 2 조합 또는 그 토지용역대행사에 이를 매도함으로써 이 사건 유언증서의 내용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써 망인이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 판단
1)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민법 제1108조),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은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109조). 여기서 말하는 ‘저촉’이란 전 유언을 실효시키지 않고서는 유언 후 생전행위가 유효로 될 수 없음을 가리키되 법률상 또는 물리적인 집행불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후의 행위가 전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취지로 행하여졌음이 명백하면 충분하다. 이러한 저촉 여부 및 그 범위를 결정할 때에는 전후 사정을 합리적으로 살펴 유언자의 의사가 유언의 일부라도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아니면 그 전부를 불가분적으로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그 집행이 불가능하게 된 유언 부분과 관련시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 참조). 따라서 유언자가 특정인에게 목적물을 유증한 이후 해당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더라도 여전히 그 처분대금 등 대상재산에 대하여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된다면 목적물을 처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유언의 철회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상속재산이 되는 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가) 망인은 이 사건 유언증서에서 망인 사망 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상속비율을 원고 1.75/5, 피고 1 0.95/5, 피고 3 1.75/5, 피고 2 0.55/5로 정하고 있다. 망인의 의사는 이 사건 유언증서를 통하여 상속인인 원고 및 피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상속비율을 법정상속분(원고 및 피고들 각각 1/4)과 다르게 정하려는 것이다.
나) 망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2 조합에 매도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은 그 부동산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형태가 변경된 것에 불과한 대상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다) 망인은 2016. 11. 23. 이 사건 유언증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는 소외 2 조합이 설립인가를 받기 약 10개월 전이다. 당시 주택조합이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사용권원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택법 규정[구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2조 참조] 등을 고려하면, 설립인가 이전인 2016년에도 소외 2 조합 추진위원회가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주체는 일정 비율 이상의 주택건설대지면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업부지 내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구 주택법 제18조의2 참조), 사업시행부지 내 대지소유자가 주택조합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매도청구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망인은 이 사건 유언증서 작성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이 지역주택조합에 매도됨으로써 상속인들이 이 사건 부동산이 아닌 그 매매대금을 상속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라) 망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췌장암 말기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그로부터 19일 후 사망하였다. 망인이 그 매매대금을 수령하여 생활비, 병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였다거나 타인에게 증여하는 등 유언과 달리 처분하려고 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마) 이 사건 유언증서 및 매매계약서 작성 경위와 시기, 당시 망인의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에게 상속인들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는 이 사건 유언증서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상속하게 하되, 이와 달리 그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매매대금을 다시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망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그 매매대금에 관하여 별도로 유언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바) 결국 망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는 이 사건 유언증서에 의한 유언과 양립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망인에게 이 사건 유언증서 작성 당시에도 이 사건 부동산 매도를 전제로 그 대금을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배분할 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함으로써 유언이 철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유언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오석준 노경필(주심) 이숙연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1108조, 제1109조 / [2] 민법 제105조, 제1108조, 제1109조, 구 주택법(2016. 12. 2. 법률 제143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현행 제22조 참조), 제32조 제2항(현행 제11조 제2항 참조)

참조판례

[1]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공1998하
[1]1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