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에서 사업장폐기물사업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승계하는 대상으로 정한 ‘그 사업장폐기물’의 의미 및 여기에 인수 당시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도 포함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인수자에게 위와 같은 사업장폐기물에 관한 공법상 의무가 승계된다고 볼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판결요지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3호,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은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또는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하고,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사업장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가나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압류재산의 매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은,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7항이 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면서, 당초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에 방치된 폐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던 것이 이와 같이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변경된 것이다.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은 방치되는 사업장폐기물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확장한 특별규정으로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는 취지이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 개정 연혁,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에서 사업장폐기물사업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승계하는 대상으로 정한 ‘그 사업장폐기물’은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에서 발생된 사업장폐기물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인수 당시에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도 포함된다.
다만 인수자가 인수 당시에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인수자에게 해당 사업장폐기물에 관한 공법상 의무까지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유한회사 ○○산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저스티스 담당변호사 유은상)
【피고, 피상고인】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서울센트럴 담당변호사 천혜진 외 3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3. 12. 7. 선고 2023누119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폐기물처리업(중간재활용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주식회사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는 전남 장성군 (이하 생략) 및 그 지상 공장건물(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폐기물처리업(종합재활용업) 등을 영위하던 회사이다.
나. 소외 1 회사는 2013. 10. 4.부터 2015. 5. 14.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유한회사 □□환경(이하 ‘소외 2 회사’라 한다)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공정에서 발생한 지정폐기물인 광재 합계 10,303t(이하 ‘이 사건 폐기물’이라 한다)의 처리를 위탁하였다. 소외 2 회사는 위탁받은 이 사건 폐기물에 토사를 섞어 익산시 ◇◇면에 있는 폐석산(이하 ‘이 사건 매립지’라 한다)에 매립하였는데, 그곳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어 환경오염이 발생하였다.
다. 피고는 2016. 11. 30. 소외 1 회사에 대하여, ‘소외 2 회사가 폐기물의 처리 기준 등에 맞게 폐기물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소외 2 회사에 지정폐기물인 광재의 처리를 위탁하여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폐기물관리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폐기물의 처리 등을 명하는 조치명령을 하였으나, 소외 1 회사는 이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22. 1. 3. 임의경매절차에서 소외 1 회사 소유의 이 사건 사업장과 사업장에 있는 기계, 기구 등을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마. 피고는 2022. 8. 25. 원고에 대하여,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에 따라 ‘원고가 경매를 통하여 이 사건 사업장을 인수함으로써 소외 1 회사의 사업장폐기물인 이 사건 폐기물과 관련한 의무를 승계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매립지에 방치된 이 사건 폐기물 중 1,497.875t 및 침출수 1,846t을 처리할 것 등을 명하는 조치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1)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3호,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은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또는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하고,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사업장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가나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압류재산의 매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7항이 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면서, 당초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에 방치된 폐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던 것이 이와 같이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변경된 것이다.
이 사건 조항은 방치되는 사업장폐기물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확장한 특별규정으로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46331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19다226548 판결 등 참조).
2)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 개정 연혁,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에서 사업장폐기물사업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승계하는 대상으로 정한 ‘그 사업장폐기물’은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에서 발생된 사업장폐기물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인수 당시에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도 포함된다.
다만 인수자가 인수 당시에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인수자에게 해당 사업장폐기물에 관한 공법상 의무까지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0조가 정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자기 운명에 대한 결정·선택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기책임의 원리는 이와 같이 자기결정권의 한계논리로서 책임부담의 근거로 기능하는 동시에, 자기가 결정하지 않은 것이나 결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부담의 범위도 스스로 결정한 결과 내지 그와 상관관계가 있는 부분에 국한됨을 의미하는 책임의 한정원리로 기능한다. 자기책임의 원리는 법적 제재가 위반행위에 대한 책임의 소재와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도록 법률이 규정하는 것을 금지한다(헌법재판소 2004. 6. 24. 선고 2002헌가27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7헌마59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법률의 해석은 헌법 규정과 그 취지를 반영하여야 하고, 어떤 법률조항에 대하여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중 헌법에 부합하는 의미를 채택함으로써 위헌성을 제거하는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4두10289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4791 판결 등 참조).
나)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8항은 "사업장폐기물배출자가 그 사업을 양도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법인이 합병·분할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상속인 또는 합병·분할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분할에 의하여 설립되는 법인은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인 종전 사업자의 지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거나 기존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계속되는 경우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의무의 승계를 규율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위와 달리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 절차에 따라 사업장을 구성하는 부동산이나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특정승계하는 경우를 규율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승계의 성격이나 그 내용상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으로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한 인수자에게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 관련 권리·의무의 범위를 반드시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8항이 적용되는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라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으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에게 그 사업장에서 발생된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공법상 권리·의무가 승계된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된 장소가 해당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 안에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승계의 범위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 절차에 참여하여 그 목적물인 사업장을 인수하려는 자는 장소가 특정 내지 한정된 사업장의 현황을 파악한 후 스스로 판단하여 자기의 책임하에 매수신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사업장에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되었다면 인수자로서는 그와 같은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구성하는 자산이 타인에게 인수된 경우, 해당 사업장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는 현재의 소유자로서 그 장소를 지배하고 있는 인수자가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나아가 그 사업장폐기물의 적정한 처리에 따른 해당 자산의 가치 상승이나 사용·수익의 이점 증대 등 경제적·기능적 이익은 해당 자산의 소유자인 인수자가 향유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된 경우에는 그 소재지가 전국적 범위로 확장될 수 있으므로 인수자가 경매 등의 과정에서 그와 같이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어렵고, 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 더욱이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경매 등의 목적물을 인수한 자의 지배가 미치지 않는다.
만약 이 사건 조항의 효력 범위를 적절히 제한하지 않는다면, 인수자가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거나 예상하지 못하였음을 탓할 수 없는 경우에도 경매 등 목적물의 감정가와 매각대금의 차액을 훨씬 넘는 금액을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부담하게 될 수 있고, 인수자의 비용 부담으로 사업장폐기물이 적정하게 처리되더라도 인수자로서는 어떠한 경제적·기능적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어, 인수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라) 이상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인수자가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까지 인수자에게 그러한 사업장폐기물의 처리에 관한 공법상 의무가 승계된다고 이 사건 조항을 해석하는 것은, 인수자의 통제권 또는 결정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하는 것으로서 자기책임 원리와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게 된다.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가 임의경매로 인수한 이 사건 사업장은 전남 장성군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소외 1 회사가 배출한 이 사건 폐기물은 이 사건 사업장이 아닌 익산시에 있는 이 사건 매립지에 방치되어 있다. 그러므로 원고가 인수 당시에 이 사건 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 사건 폐기물은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소외 1 회사의 그 처리에 대한 공법상 의무가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인수 당시에 이 사건 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는 해당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도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일괄적으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전부 승계한다고 단정한 나머지, 원고에게 이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에게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의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오석준 노경필(주심) 이숙연
【피고, 피상고인】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서울센트럴 담당변호사 천혜진 외 3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3. 12. 7. 선고 2023누119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폐기물처리업(중간재활용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주식회사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는 전남 장성군 (이하 생략) 및 그 지상 공장건물(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폐기물처리업(종합재활용업) 등을 영위하던 회사이다.
나. 소외 1 회사는 2013. 10. 4.부터 2015. 5. 14.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유한회사 □□환경(이하 ‘소외 2 회사’라 한다)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공정에서 발생한 지정폐기물인 광재 합계 10,303t(이하 ‘이 사건 폐기물’이라 한다)의 처리를 위탁하였다. 소외 2 회사는 위탁받은 이 사건 폐기물에 토사를 섞어 익산시 ◇◇면에 있는 폐석산(이하 ‘이 사건 매립지’라 한다)에 매립하였는데, 그곳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어 환경오염이 발생하였다.
다. 피고는 2016. 11. 30. 소외 1 회사에 대하여, ‘소외 2 회사가 폐기물의 처리 기준 등에 맞게 폐기물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소외 2 회사에 지정폐기물인 광재의 처리를 위탁하여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폐기물관리법(2017. 1. 17. 법률 제145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폐기물의 처리 등을 명하는 조치명령을 하였으나, 소외 1 회사는 이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22. 1. 3. 임의경매절차에서 소외 1 회사 소유의 이 사건 사업장과 사업장에 있는 기계, 기구 등을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마. 피고는 2022. 8. 25. 원고에 대하여,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에 따라 ‘원고가 경매를 통하여 이 사건 사업장을 인수함으로써 소외 1 회사의 사업장폐기물인 이 사건 폐기물과 관련한 의무를 승계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매립지에 방치된 이 사건 폐기물 중 1,497.875t 및 침출수 1,846t을 처리할 것 등을 명하는 조치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1)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3호,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은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또는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하고,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사업장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9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가나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압류재산의 매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7항이 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면서, 당초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한 자는 ‘그 사업장에 방치된 폐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던 것이 이와 같이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변경된 것이다.
이 사건 조항은 방치되는 사업장폐기물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확장한 특별규정으로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46331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19다226548 판결 등 참조).
2)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 개정 연혁,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에서 사업장폐기물사업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승계하는 대상으로 정한 ‘그 사업장폐기물’은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에서 발생된 사업장폐기물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인수 당시에 해당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도 포함된다.
다만 인수자가 인수 당시에 경매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인수자에게 해당 사업장폐기물에 관한 공법상 의무까지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 제10조가 정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자기결정권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자기 운명에 대한 결정·선택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기책임의 원리는 이와 같이 자기결정권의 한계논리로서 책임부담의 근거로 기능하는 동시에, 자기가 결정하지 않은 것이나 결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고, 책임부담의 범위도 스스로 결정한 결과 내지 그와 상관관계가 있는 부분에 국한됨을 의미하는 책임의 한정원리로 기능한다. 자기책임의 원리는 법적 제재가 위반행위에 대한 책임의 소재와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도록 법률이 규정하는 것을 금지한다(헌법재판소 2004. 6. 24. 선고 2002헌가27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7헌마59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법률의 해석은 헌법 규정과 그 취지를 반영하여야 하고, 어떤 법률조항에 대하여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중 헌법에 부합하는 의미를 채택함으로써 위헌성을 제거하는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4두10289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4791 판결 등 참조).
나)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8항은 "사업장폐기물배출자가 그 사업을 양도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법인이 합병·분할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상속인 또는 합병·분할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분할에 의하여 설립되는 법인은 그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인 종전 사업자의 지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거나 기존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계속되는 경우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의무의 승계를 규율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위와 달리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 절차에 따라 사업장을 구성하는 부동산이나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특정승계하는 경우를 규율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승계의 성격이나 그 내용상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으로 사업장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한 인수자에게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 관련 권리·의무의 범위를 반드시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8항이 적용되는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라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으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에게 그 사업장에서 발생된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공법상 권리·의무가 승계된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된 장소가 해당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 안에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승계의 범위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 절차에 참여하여 그 목적물인 사업장을 인수하려는 자는 장소가 특정 내지 한정된 사업장의 현황을 파악한 후 스스로 판단하여 자기의 책임하에 매수신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사업장에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되었다면 인수자로서는 그와 같은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구성하는 자산이 타인에게 인수된 경우, 해당 사업장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는 현재의 소유자로서 그 장소를 지배하고 있는 인수자가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나아가 그 사업장폐기물의 적정한 처리에 따른 해당 자산의 가치 상승이나 사용·수익의 이점 증대 등 경제적·기능적 이익은 해당 자산의 소유자인 인수자가 향유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사업장폐기물이 방치된 경우에는 그 소재지가 전국적 범위로 확장될 수 있으므로 인수자가 경매 등의 과정에서 그와 같이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어렵고, 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 더욱이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경매 등의 목적물을 인수한 자의 지배가 미치지 않는다.
만약 이 사건 조항의 효력 범위를 적절히 제한하지 않는다면, 인수자가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거나 예상하지 못하였음을 탓할 수 없는 경우에도 경매 등 목적물의 감정가와 매각대금의 차액을 훨씬 넘는 금액을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부담하게 될 수 있고, 인수자의 비용 부담으로 사업장폐기물이 적정하게 처리되더라도 인수자로서는 어떠한 경제적·기능적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어, 인수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라) 이상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인수자가 경매 등의 목적물인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까지 인수자에게 그러한 사업장폐기물의 처리에 관한 공법상 의무가 승계된다고 이 사건 조항을 해석하는 것은, 인수자의 통제권 또는 결정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하는 것으로서 자기책임 원리와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게 된다.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가 임의경매로 인수한 이 사건 사업장은 전남 장성군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소외 1 회사가 배출한 이 사건 폐기물은 이 사건 사업장이 아닌 익산시에 있는 이 사건 매립지에 방치되어 있다. 그러므로 원고가 인수 당시에 이 사건 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 사건 폐기물은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소외 1 회사의 그 처리에 대한 공법상 의무가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인수 당시에 이 사건 폐기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는 해당 사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에 관하여도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일괄적으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공법상 의무를 전부 승계한다고 단정한 나머지, 원고에게 이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등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사업장을 인수한 자에게 승계되는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의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오석준 노경필(주심) 이숙연
참조조문
구 폐기물관리법(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7항(현행 제17조 제9항 참조),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3호, 제17조 제1항, 제9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