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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대법원 2026. 01. 29. 선고 2023도8410 판결]

판시사항


[1] 모욕죄의 보호법익(=외부적 명예) / 모욕죄에서 ‘모욕’의 의미 및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의 표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 또는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피고인과 甲은 아파트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약칭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각각 동대표로 당선되었는데, 피고인이 입주민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나 입주민 모임 등에서 甲의 회계처리 방식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서로 갈등관계에 놓이게 되자,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비대위 안에 X맨이 ○○○(입주자 카페 내 甲의 닉네임)이었어요. 이제 생각해보니까 다 퍼즐이 맞아가지고 지금 소름이 끼쳐요."라고 여러 번 말하거나 "甲이 시공사 X맨이다."라고 말함으로써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X맨’이라는 표현은 조직 내부에서 반대세력을 돕는 사람을 비꼬는 정도의 의미로 일상생활이나 언론 등에서 자주 거론되며 비교적 가볍게 사용되는 추상적 표현인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 甲, 상대방의 지위와 관계, 발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발언은 객관적으로 드러난 일정한 전제사실을 기초로 甲의 행위와 처신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甲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甲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명준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3. 6. 2. 선고 2022노6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공소기각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대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9. 4.경부터 인천 중구 소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라 한다)에서 활동하였고, 2019. 7.경 각각 동대표로 당선되었는데, 그 사이 피고인이 입주민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나 입주민 모임 등에서 피해자의 회계처리 방식이나 아파트 내 문제 접근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서로 갈등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가. 피고인은 2019. 7. 10. 23:00경 아파트 입주민인 송○○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위 안에 X맨이 △△△(입주자 카페 내 피해자의 닉네임)이었어요. 이제 생각해보니까 다 퍼즐이 맞아가지고 지금 소름이 끼쳐요."라고 여러 번 말함으로써(이하 ‘이 사건 1 발언’이라 한다),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9. 7. 12. 16:30경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아파트 입주민인 배○○, 임○○에게 "피해자가 시공사 X맨이다."라고 말하여(이하 ‘이 사건 2 발언’이라 한다),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2. 고소기간 도과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친고죄인 대상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이루어져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친고죄의 고소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모욕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 어떠한 표현을 듣고 기분이 나쁜지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표현의 구체적 내용과 맥락 등 객관적인 여러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 또는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도73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과 함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 피해자, 상대방의 지위와 관계, 발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표현 방법 및 그 의미와 정도,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 전후의 정황, 인격권으로서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 보장의 조화와 균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1, 2 발언은 피고인이 동대표나 비대위 위원으로 함께 활동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객관적으로 드러난 일정한 전제사실을 기초로 피해자의 행위와 처신 등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하고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시공 하자, 민원사항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입주자예정협의회(이하 ‘입예협’이라 한다)를 구성하였는데, 일부 입주민들이 입예협의 운영비 사용이나 활동이 투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대위가 구성되었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9. 4.경부터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2019. 7.경 각각 동대표로 당선되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를 포함한 동대표 5명은 2019. 7. 7. 오전 동대표 임시회의를 열어 입예협 측에 회비 사용내역에 대한 답변과 영수증 등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피해자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작성하여 이 사건 아파트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3) 그런데 피해자는 2019. 7. 8.경 입예협 부회장과 따로 연락한 이후 돌연 위 게시글을 삭제하였고, 그 후로도 이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다른 동대표들과 상의 없이 게시글을 삭제하고 입예협 부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 등에 관하여 합당한 설명을 하지 않는 피해자의 행동에 의구심을 가졌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였다.
4) 이 사건 1 발언은 피고인이 동대표 송○○와 위 문제를 상의하던 중 피해자가 게시글 삭제 후에 보인 일련의 행위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가 의심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한 말로서, 그 발언에 포함된 ‘X맨’이라는 표현은 약 1시간 30분에 이르는 송○○과의 전체 통화시간 중에 일부 사용되었을 뿐이다. 이 사건 2 발언은 비대위 위원 임○○이 주선한 자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언쟁을 벌이다가 피해자가 먼저 떠난 이후 그 과정에서 나왔던 말들에 대해 임○○, 배○○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한 말이다.
5) 이 사건 1, 2 발언 사실을 접하게 된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은 대체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추이를 지켜보며 피해자를 속칭 ‘시공사 X맨’으로 여기거나 단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6) ‘X맨’이라는 표현은 조직 내부에서 반대세력을 돕는 사람을 비꼬는 정도의 의미로 일상생활이나 언론 등에서 자주 거론되며 비교적 가볍게 사용되는 추상적 표현이다. 공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한 표현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X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하더라도, 사건의 경위, 피해자의 지위나 역할, 현안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그것만으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대상 공소사실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대상 공소사실을 모욕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그중 이 사건 2 발언에 관한 모욕 부분과 일죄 관계에 있는 이유 공소기각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나머지 모욕 부분은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분리 확정되었다. 결국 파기의 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및 이유 공소기각 부분으로 한정된다.
5.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공소기각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권영준 엄상필(주심)

참조조문

[1] 형법 제311조 / [2] 형법 제311조

참조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