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제목만 뜨는 경우 법제처 API 서버에 해당 데이터가 없는 경우입니다.
메일로 관련 정보를 알려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 (tocally.support@gmail.com)

구상금

[대법원 2026-01-08 선고 2022다233713 판결]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할 때 이를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때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그 한계

[2]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하고 공작물책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민법 제758조 제1항의 입법 취지 및 이에 따른 무과실책임의 한계 / 과실상계에서 과실의 의미(=약한 의미의 부주의) 및 그 취지

[3] 甲 소유 차량을 제작한 乙 주식회사가 위 차량을 비롯한 일부 차종의 차량에서 ABS 모듈 전원부에 오일 또는 수분 등이 장기간에 걸쳐 미세 유입되어 전원부 쇼트가 발생하는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시정조치(리콜)를 실시하였는데, 이에 관한 통지문을 받고서도 3개월이 지나도록 리콜에 응하지 않던 甲이 위 차량을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건물의 기계식 주차타워에 주차하였다가 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차량이 전소되고 건물 등이 소훼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위 건물에 관하여 주택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인 丙 보험회사가 피보험자를 위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위 화재에 대해 甲이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공작물책임을 부담한다며 甲 및 甲 소유 차량에 관한 자동차보험계약의 보험자인 丁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甲이 리콜 통지문을 받은 후 사회통념상 시정조치를 이행하기에 충분한 기간인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위 차량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으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에게 공작물 소유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데도, 甲과 丁 회사의 책임을 제한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고, 나아가 그 책임제한의 비율을 정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손해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된다.

[2] 민법 제758조 제1항은 위험책임 법리에 근거하여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그 책임을 가중하고, 구 민법 제717조 제1항과 달리 공작물책임의 원칙적인 적용 대상을 "토지의 공작물"로 한정하지 않고 "공작물", 즉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제작된 물건으로 확대하였다. 이와 같이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하고 공작물책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위험원이 복잡·다양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피해자 보호를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공작물 소유자에게 예외 없이 모든 손해를 배상할 무과실책임을 지운다면 손해의 공평 부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복잡다기한 기술이 집약되어 만들어진 공작물의 경우, 그 소유자가 해당 공작물의 구조 및 작동원리와 그로 인한 위험성, 위험성이 현실화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불법행위에 있어 손해액을 정함에 참작하는 피해자의 과실, 즉 과실상계에서의 과실은 가해자의 과실과 달리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의미의 부주의를 가리키는데, 그 취지 또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공평하게 분담시키고자 함에 있다.

[3] 甲 소유 차량을 제작한 乙 주식회사가 위 차량을 비롯한 일부 차종의 차량에서 ABS 모듈 전원부에 오일 또는 수분 등이 장기간에 걸쳐 미세 유입되어 전원부 쇼트가 발생하는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시정조치(이하 ‘리콜’이라 한다)를 실시하였는데, 이에 관한 통지문을 받고서도 3개월이 지나도록 리콜에 응하지 않던 甲이 위 차량을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건물의 기계식 주차타워에 주차하였다가 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차량이 전소되고 건물 등이 소훼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위 건물에 관하여 주택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인 丙 보험회사가 피보험자를 위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위 화재에 대해 甲이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공작물책임을 부담한다며 甲 및 甲 소유 차량에 관한 자동차보험계약의 보험자인 丁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甲이 리콜 통지문을 받은 후 사회통념상 시정조치를 이행하기에 충분한 기간인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위 차량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으나, ① 甲이 제작결함과 관련된 차량, 특히 화재의 발화지점인 ABS 모듈의 구조 및 작동원리, 그로 인한 위험성, 위험성이 현실화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ABS 모듈은 주행 중 급제동 시 자동차 바퀴의 잠김을 방지하기 위한 부품이므로 일반적인 차량의 소유자로서는 주차 후에도 위 모듈의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인데, 리콜 통지문에는 화재 발생 가능성만 언급되어 있었을 뿐 주차 상태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위 차량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인정되더라도, 리콜 통지문에 기재된 내용에 비추어 화재의 주된 원인은 ABS 모듈 전원부 제작결함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자동차 제조회사의 차량 제작 과정에서 초래된 것인 점, ③ 위 차량이 비정상적으로 주행거리가 많다거나 리콜 대상인 다른 차량에 비해 연식이 오래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화재 발생 이전에 받은 마지막 자동차 정기 종합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甲이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위반하여 차량의 구조나 장치를 변경하였다거나 차량 계기판에 ABS 모듈 관련 경고등이 점등되는 등 위 차량의 위험성이 높아져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었던 점, ⑤ 위 주차타워는 차량 화재로 인한 피해에 취약한 구조이고, 주차타워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를 통하여 분사된 물이 발화점까지 침투되지 못하는 바람에 초기 진화가 실패하여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주차타워를 관리하며 이익을 얻어 온 丙 회사의 피보험자에게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정도의 부주의가 있었고, 그 부주의가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에게 공작물 소유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데도, 甲과 丁 보험회사의 책임을 제한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성범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담당변호사 이승태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4. 14. 선고 2021나1989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1은 울산 남구 (이하 생략)에 있는 (건물명 생략) 오피스텔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거주자로서 2009. 1. 16. 제작된 (차량번호 생략) 자동차(차량명 생략, 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의 소유자이다. 피고 △△△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2 회사’라 한다)는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며,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주택화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주택화재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이 사건 차량을 제작한 □□자동차 주식회사는 이 사건 차량을 비롯한 일부 차종의 차량에서 ABS 모듈 전원부에 오일 또는 수분 등이 장기간에 걸쳐 미세 유입되어 전원부 쇼트가 발생하는 제작결함(이하 ‘이 사건 제작결함’이라 한다)을 인정하고 2018. 1. 4.부터 그 시정조치(이하 ‘이 사건 리콜’이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피고 1은 그 무렵 이 사건 리콜에 관한 통지문(이하 ‘이 사건 통지문’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통지문에는 ‘제작결함을 시정하지 아니하는 경우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과 주의사항’으로 ‘모듈 내부 전기적 쇼트로 엔진룸 소손되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기재되어 있었다.
다. 피고 1은 이 사건 리콜에 응하지 않던 중 2018. 4. 27. 03:00경 이 사건 건물에 부속된 기계식 주차타워(이하 ‘이 사건 주차타워’라 한다)에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하였는데, 2018. 4. 27. 11:09경 이 사건 차량에서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여 이 사건 차량이 전소되고 이 사건 건물 등이 소훼되었다.
라. 관할 소방서는 이 사건 화재현장을 조사한 후 ‘발화지점은 이 사건 차량 엔진룸 운전석 측 후면부(ABS 모듈 위치)로 추정 가능하나 장시간 고열에 의한 차량 전소로 용융흔과 단락흔 등에 의한 발화요인 및 발화열원을 식별할 수 없어 미상 처리함’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 화재를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사건 차량 좌측 안쪽에 설치된 ABS 모듈 내부 전원배선에서 발화원인으로 작용 가능한 단락흔이 식별되는 상태로 위 모듈 설치 개소 주변을 발화지점으로 한정 가능하고, 엔진계통, 연료 및 오일 공급계통의 결함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배제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주택화재보험계약에 따라 그 피보험자를 위하여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수리비 등으로 2018. 7. 2. 57,397,000원, 2018. 7. 12. 57,530,000원 등 합계 114,927,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차량의 설치·보존상의 하자 유무에 관한 판단(제1 상고이유)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인 피고 1이 이 사건 통지문을 받은 후 사회통념상 시정조치를 이행하기에 충분한 기간인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차량에는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보험사고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제3 상고이유)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화재는 이 사건 자동차보험계약에 적용되는 개인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상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 2 회사는 보험자로서 피고 1과 연대하여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원고의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에 관한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관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4.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판단(제2, 제3 상고이유)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고, 나아가 그 책임제한의 비율을 정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손해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2472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아니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민법 제758조 제1항은 위험책임 법리에 근거하여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그 책임을 가중하고(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다246834 판결 참조), 구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 민법 부칙 제27조 제1호로 폐지) 제717조 제1항과 달리 공작물책임의 원칙적인 적용 대상을 "토지의 공작물"로 한정하지 않고 "공작물", 즉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제작된 물건(대법원 1979. 7. 10. 선고 79다714 판결 참조)으로 확대하였다. 이와 같이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하고 공작물책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위험원이 복잡·다양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피해자 보호를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공작물 소유자에게 예외 없이 모든 손해를 배상할 무과실책임을 지운다면 손해의 공평 부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복잡다기한 기술이 집약되어 만들어진 공작물의 경우, 그 소유자가 해당 공작물의 구조 및 작동원리와 그로 인한 위험성, 위험성이 현실화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불법행위에 있어 손해액을 정함에 참작하는 피해자의 과실, 즉 과실상계에서의 과실은 가해자의 과실과 달리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의미의 부주의를 가리키는데(대법원 2005. 7. 8. 선고 2005다8125 판결 등 참조), 그 취지 또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공평하게 분담시키고자 함에 있다(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35344 판결 등 참조).
2) 자동차는 여러 가지 종류의 많은 부품이 복잡한 구조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공작물에 해당하므로, 피고 1이 이 사건 제작결함과 관련된 이 사건 차량, 특히 이 사건 화재의 발화지점인 ABS 모듈의 구조 및 작동원리, 그로 인한 위험성, 위험성이 현실화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 사건 통지문에 제작결함을 시정하지 아니하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위 기재만으로 피고 1에게 충분한 내용이 고지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화재와 같이 주행 중이 아닌 주차 후 약 8시간이 경과한 자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ABS 모듈은 주행 중 급제동 시 자동차 바퀴의 잠김을 방지하기 위한 부품이므로 일반적인 차량의 소유자로서는 주차 후에도 위 모듈의 결함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통지문에는 화재 발생 가능성만 언급되어 있었을 뿐 주차 상태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3) 이 사건 통지문에는 제작결함의 시정조치기간이 2018. 1. 4.부터 시작된다고 기재되어 있었을 뿐 그 종기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이 사건 리콜 실시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자동차관리법(2017. 1. 17. 법률 제14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구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2018. 1. 18. 국토교통부령 제4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 제3호도 자동차제작자나 부품제작자 등의 시정조치의무를 규정하면서 시정조치기간을 1년 6개월 이상으로 정하고 있었을 뿐, 자동차 소유자에게는 시정조치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차량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통지문에 기재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화재의 주된 원인은 이 사건 제작결함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자동차 제조회사의 차량 제작 과정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4) 이 사건 차량이 2009. 1. 16. 제작되어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누적 주행거리가 10만km를 넘은 자동차이기는 하나, 이 사건 화재 발생 전 마지막 자동차 정기 종합검사일인 2017. 1. 16. 기준 연평균 주행거리는 약 13,200km이었으므로 이를 비정상적으로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리콜 대상이 이 사건 차량의 동종 차량 중 2004. 9. 23.부터 2010. 12. 10. 사이에 제작된 차량인 점을 고려하면, 2009. 1. 16. 제작된 이 사건 차량은 이 사건 리콜 대상 차량들 중에서 연식이 오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5) 피고 1은 이 사건 화재 발생 이전에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자동차 정기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당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 사건 화재는 위 종합검사의 유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발생하였다. 이후 피고 1이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위반하여 이 사건 차량의 구조나 장치를 변경하였다거나, 이 사건 화재 발생 이전에 이 사건 차량의 계기판에 ABS 모듈 관련 경고등이 점등되는 등 이 사건 차량의 위험성이 높아져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 1은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일 이 사건 차량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차하였다.
6) 이 사건 주차타워는 다수의 차량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입출고되는 형태로 외부에서 내부로 진입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등 차량 화재로 인한 피해에 취약한 구조이고, 이 사건 주차타워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를 통하여 분사된 물이 발화점까지 침투되지 못하여 초기 진화가 실패함에 따라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사건 주차타워를 관리하면서 그로 인한 이익을 얻어 온 원고의 피보험자에게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정도의 부주의가 있었고, 그 부주의가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
7)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 1에게 공작물 소유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다면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책임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참조조문

[1]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63조 / [2]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58조 제1항, 제763조, 구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 민법 부칙 제27조 제1호로 폐지) 제717조 제1항 / [3]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58조 제1항, 제763조, 상법 제682조 제1항, 제683조, 제724조 제2항

참조판례

[1]1022)
[2]대법원 1979. 7. 10. 선고 79다714 판결(공1979
[2]12099)
[2]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35344 판결(공1997하
[2]3842)
[2]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