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2] 甲 은행이 乙에게 전세금안심대출을 실행하면서 담보로 교부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 발행 대출보증서의 보증약관에는 ‘특약주채무자가 전세목적물 주소지에 입주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후 전세계약 기간 중 보증회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등에 의하여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였을 때’를 면책사유로 정한 조항이 있는데, 위 보증에 따른 구상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보증공사에 양도한 乙이 임차주택을 인도받아 전입신고를 마치고 거주하다가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고 전출한 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자, 甲 은행이 보증공사에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는데, 보증공사가 위 약관 조항에 따른 면책을 주장하면서 보증금 지급을 거절한 사안에서, 위 약관 조항은 임차인이 보증공사에 알리지 않은 채 거주를 이전하는 등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여 보증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 경우에 공사를 면책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보증공사가 위 약관 조항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볼 여지가 큰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의 요건인 ‘법률상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의 의미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김성민 외 3인)
【피고, 상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박기웅 외 3인)
【피고, 상고심당사자】 피고 2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호천)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0. 8. 선고 2024나127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2에 대한 소송은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종료되었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2는 2019. 5. 16.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임대차기간 2019. 5. 31.부터 2021. 5. 30.까지, 임대차보증금 115,0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2019. 5. 16. 피고 2에게 92,000,000원을 ‘전세금안심대출’로 대출하기로 약정하였다.
3) 피고 2는 2019. 5. 31. 피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피고 공사’라 한다)로부터 보증금액 115,000,000원, 보증기간 2019. 5. 31.부터 2021. 6. 30.까지로 하는 전세금안심대출보증서를 발급받았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 2로부터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서를 담보로 교부받은 후 피고 2에게 위 92,000,000원의 대출을 실행하였다.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약관(이하 ‘이 사건 보증약관’이라 한다) 제22조 제1호는 ‘특약주채무자가 전세목적물 주소지에 입주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후 전세계약 기간 중 보증회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등에 의하여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전세계약의 연장 등으로 보증을 갱신하는 경우 포함)하였을 때’를 피고 공사의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다.
4) 피고 2는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으로 인하여 피고 공사에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소외인에 대하여 갖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피고 공사에 양도하였다.
5) 한편 원고는 2018. 3.경 피고 △△△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3 회사’라 한다)와 업무협정 등을 체결함으로써 원고의 전세대출에 관하여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는 포괄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2의 위 전세자금대출에 관하여도 보험계약이 체결되었다.
6) 피고 2는 2019. 6. 4.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아 같은 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다가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2021. 3. 2. 전출하였고, 그 무렵 소외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115,000,000원을 반환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가 임대차가 존속 중인 상태에서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잃은 것이 아니고 임대인과의 합의로 임대차를 종료시키고 그 즉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를 이유로 보증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을 통하여 드러나는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19다27240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보증약관을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는 임차인이 피고 공사에 알리지 않은 채 거주를 이전하는 등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 경우에 피고 공사를 면책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 공사는 전세금안심대출보증으로 피고 2에 대하여 취득하게 될 구상금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 2로부터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하였고, 이 경우 피고 공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피고 2의 우선변제권을 승계한다. 그러나 피고 2가 무단 전출하는 등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상실하면 피고 공사도 더 이상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는 이러한 경우 피고 공사를 면책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인다.
나) 따라서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의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임차인이 무단 전출하는 등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전세계약 기간 중’이라는 문언에 얽매여 임차인이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한 후 무단 전출한 경우를 위 면책사유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다. 피고 공사의 임대차보증금 회수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무단으로 전출하는 것과,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한 후 무단으로 전출하는 것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의 문언상으로도 ‘전세계약 기간 중 보증회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행위’는 임차인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의 예시를 든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피고 2는 피고 공사에 ‘본인(임차인)이 대항력을 상실하여 전세보증금 회수와 관련하여 피고 공사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증가된 경우에는 이와 관련한 민형사상 책임을 이의 없이 부담하겠습니다.’라는 취지의 전세금안심대출보증 확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 2가 피고 공사에 알리지 않은 채 이 사건 주택에서 무단으로 전출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 이상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 공사가 보증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 보증약관상 면책사유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 공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 정하는 ‘법률상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법률적인 평가를 달리하여 두 청구 중 어느 한쪽에 대한 법률효과가 인정되면 다른 쪽에 대한 법률효과가 부정됨으로써 두 청구가 모두 인용될 수는 없는 관계에 있는 경우나, 당사자들 사이의 사실관계 여하에 의하여 또는 청구원인을 구성하는 택일적 사실인정에 의하여 어느 일방의 법률효과를 긍정하거나 부정하고 이로써 다른 일방의 법률효과를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반대의 결과가 되는 경우로서, 두 청구들 사이에서 한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가 다른 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에 영향을 주어 각 청구에 대한 판단 과정이 필연적으로 상호 결합되어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7. 6. 26. 자 2007마515 결정,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1다7674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소의 구조와 심리경과 등은 아래와 같다.
1) 원고는 피고 2를 상대로 대출약정에 따른 잔존 대출 원리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주위적으로 피고 3 회사를 상대로 피고 2와 공동하여 잔존 대출 원리금 상당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 공사를 상대로 피고 2와 공동하여 잔존 대출 원리금 상당 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은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소를 각하하고,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는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공사만 항소를 제기하였고, 원고와 피고 2, 피고 3 회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3) 원심은 피고 2와 피고 3 회사가 모두 주위적 피고의 지위에 있어 피고 2에 대한 부분도 항소심에 이심된 것으로 보아 이를 심리한 후 피고 공사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피고 공사는 다시 상고하였다.
다. 이 사건 각 청구의 원인을 앞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청구는 피고 3 회사,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와 법률상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원고의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와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가 법률상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을 뿐이다). 따라서 상소로 인한 확정차단의 효력도 당사자별로 따로 판단해야 한다.
라. 제1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2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은 이상 피고 2에 대한 제1심판결은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분리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분리 확정된 피고 2에 대한 청구까지 항소심에 이심된 것으로 보고 판단한 것은 공동소송 및 항소로 인한 항소심 심판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에도 파기의 사유가 있다.
3. 파기의 범위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 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이 사건 청구 중 원고의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와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는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공사에 대한 부분에 파기 사유가 있는 이상 피고 3 회사에 대한 부분도 함께 파기할 수밖에 없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피고 3 회사, 피고 공사에 대한 부분은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2에 대한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되 이 부분에 관한 소송이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피고, 상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박기웅 외 3인)
【피고, 상고심당사자】 피고 2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호천)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0. 8. 선고 2024나127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2에 대한 소송은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종료되었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2는 2019. 5. 16.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임대차기간 2019. 5. 31.부터 2021. 5. 30.까지, 임대차보증금 115,0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2019. 5. 16. 피고 2에게 92,000,000원을 ‘전세금안심대출’로 대출하기로 약정하였다.
3) 피고 2는 2019. 5. 31. 피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피고 공사’라 한다)로부터 보증금액 115,000,000원, 보증기간 2019. 5. 31.부터 2021. 6. 30.까지로 하는 전세금안심대출보증서를 발급받았고, 원고는 같은 날 피고 2로부터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서를 담보로 교부받은 후 피고 2에게 위 92,000,000원의 대출을 실행하였다.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약관(이하 ‘이 사건 보증약관’이라 한다) 제22조 제1호는 ‘특약주채무자가 전세목적물 주소지에 입주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후 전세계약 기간 중 보증회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등에 의하여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전세계약의 연장 등으로 보증을 갱신하는 경우 포함)하였을 때’를 피고 공사의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다.
4) 피고 2는 위 전세금안심대출보증으로 인하여 피고 공사에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소외인에 대하여 갖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피고 공사에 양도하였다.
5) 한편 원고는 2018. 3.경 피고 △△△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3 회사’라 한다)와 업무협정 등을 체결함으로써 원고의 전세대출에 관하여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는 포괄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2의 위 전세자금대출에 관하여도 보험계약이 체결되었다.
6) 피고 2는 2019. 6. 4.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아 같은 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다가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2021. 3. 2. 전출하였고, 그 무렵 소외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115,000,000원을 반환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가 임대차가 존속 중인 상태에서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잃은 것이 아니고 임대인과의 합의로 임대차를 종료시키고 그 즉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를 이유로 보증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을 통하여 드러나는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19다27240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보증약관을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는 임차인이 피고 공사에 알리지 않은 채 거주를 이전하는 등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 경우에 피고 공사를 면책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 공사는 전세금안심대출보증으로 피고 2에 대하여 취득하게 될 구상금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 2로부터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하였고, 이 경우 피고 공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피고 2의 우선변제권을 승계한다. 그러나 피고 2가 무단 전출하는 등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상실하면 피고 공사도 더 이상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는 이러한 경우 피고 공사를 면책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인다.
나) 따라서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의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임차인이 무단 전출하는 등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전세계약 기간 중’이라는 문언에 얽매여 임차인이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한 후 무단 전출한 경우를 위 면책사유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다. 피고 공사의 임대차보증금 회수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무단으로 전출하는 것과,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한 후 무단으로 전출하는 것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의 문언상으로도 ‘전세계약 기간 중 보증회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거주를 이전하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행위’는 임차인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의 예시를 든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
라) 피고 2는 피고 공사에 ‘본인(임차인)이 대항력을 상실하여 전세보증금 회수와 관련하여 피고 공사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증가된 경우에는 이와 관련한 민형사상 책임을 이의 없이 부담하겠습니다.’라는 취지의 전세금안심대출보증 확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 2가 피고 공사에 알리지 않은 채 이 사건 주택에서 무단으로 전출함으로써 피고 공사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 지장이 초래된 이상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보증약관 제22조 제1호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 공사가 보증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 보증약관상 면책사유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 공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 정하는 ‘법률상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법률적인 평가를 달리하여 두 청구 중 어느 한쪽에 대한 법률효과가 인정되면 다른 쪽에 대한 법률효과가 부정됨으로써 두 청구가 모두 인용될 수는 없는 관계에 있는 경우나, 당사자들 사이의 사실관계 여하에 의하여 또는 청구원인을 구성하는 택일적 사실인정에 의하여 어느 일방의 법률효과를 긍정하거나 부정하고 이로써 다른 일방의 법률효과를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반대의 결과가 되는 경우로서, 두 청구들 사이에서 한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가 다른 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에 영향을 주어 각 청구에 대한 판단 과정이 필연적으로 상호 결합되어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7. 6. 26. 자 2007마515 결정,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1다76747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소의 구조와 심리경과 등은 아래와 같다.
1) 원고는 피고 2를 상대로 대출약정에 따른 잔존 대출 원리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주위적으로 피고 3 회사를 상대로 피고 2와 공동하여 잔존 대출 원리금 상당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 공사를 상대로 피고 2와 공동하여 잔존 대출 원리금 상당 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은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소를 각하하고,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는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공사만 항소를 제기하였고, 원고와 피고 2, 피고 3 회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3) 원심은 피고 2와 피고 3 회사가 모두 주위적 피고의 지위에 있어 피고 2에 대한 부분도 항소심에 이심된 것으로 보아 이를 심리한 후 피고 공사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피고 공사는 다시 상고하였다.
다. 이 사건 각 청구의 원인을 앞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청구는 피고 3 회사,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와 법률상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원고의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와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가 법률상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을 뿐이다). 따라서 상소로 인한 확정차단의 효력도 당사자별로 따로 판단해야 한다.
라. 제1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2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은 이상 피고 2에 대한 제1심판결은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분리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분리 확정된 피고 2에 대한 청구까지 항소심에 이심된 것으로 보고 판단한 것은 공동소송 및 항소로 인한 항소심 심판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에도 파기의 사유가 있다.
3. 파기의 범위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 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이 사건 청구 중 원고의 피고 3 회사에 대한 청구와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는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공사에 대한 부분에 파기 사유가 있는 이상 피고 3 회사에 대한 부분도 함께 파기할 수밖에 없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피고 3 회사, 피고 공사에 대한 부분은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2에 대한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되 이 부분에 관한 소송이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기간 만료일인 2022. 2. 16.이 지남으로써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 [2] 민법 제105조, 제428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3조의2 제2항, 주택도시기금법 제26조 제1항 제2호 / [3]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참조판례
[1]507)
[1]518)
[3]대법원 2007. 6. 26. 자 2007마515 결정(공2007하
[3]1133)
[3]1734)